육군학생군사학교 명도식 상사, 골수 기증 통해 나눔 실천

골수 기증을 통해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 준 명도식 상사가 29일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변함없는 나눔의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중부매일 서인석 기자]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복무 중인 현역 군인이 생면부지인 40대 환자에게 자신의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육군학생군사학교 서남대 학군단에서 행정보급관의 임무를 수행 중인 명도식 상사(36).

명 상사가 골수기증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째아이의 출산을 기념하기 위한 헌혈을 하다 조혈모세포기증을 알게 되었고, 건강한 출산을 축하하는 의미 있는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 그 자리에서 한국 조혈모세포은행에 골수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그로부터 9년 뒤인 지난 5월, "유전자 인자가 일치하는 40대 남자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할 수 있겠느냐"는 연락을 받고 정밀혈액검사와 건강진단을 거쳐 이달 중순 무사히 기증을 마쳤다. 골수 이식을 위해서는 조직 적합성 항원(HAL·Human Leukocyte Antigen)이 일치해야 하는데, 혈연관계가 아닌 타인에게서 HAL이 일치할 확률은 2만명 가운데 1명꼴로 드문 일일뿐더러 골수 기증 희망자로 등록을 했어도, 최종 동의를 거쳐 타인에게 실제 기증한 사례는 많지 않다고 한다.

명 상사는 선뜻 골수 기증을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주변의 배려 덕분이라고 말했다.

처음 한국 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난 뒤,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당연히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명 상사의 결정을 존중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학군후보생들의 하계입영훈련과 맞물려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시기임에도 이같은 상황을 알게 된 주변 동료들은 기꺼이 명 상사의 임무를 대신하기도 했다.

쉽게 할 수 없는 나눔을 실천한 명 상사는 "골수 기증이 생각만큼 대단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오히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골수 기증에 이어 장기 기증 희망자로도 등록되어 있는 명 상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군인으로서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골수 기증에 더 많은 동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인석/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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