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도내 해설사 172명…'충북 홍보대사' 역할 톡톡

'충북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병조 문화관광해설사가 청주시 흥덕구 충렬사에서 송상현 선생의 업적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용수

[중부매일 황다희 기자] 국내·외 관광객에게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해설하는 문화관광해설사. 충북에는 172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도내 65곳의 문화·관광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의 역사, 지리, 문화, 예술, 축제 등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이들 가운데 15년째 일명 '충북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병조(71)씨를 만났다.

지난 20일 오후 2시께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 '송상현충렬사'. 한 손에 책 한 권을 든 박씨가 환한 미소를 보이며 충렬사로 안내한다. 평생을 군인으로 나라에 몸바친 박씨는 퇴직 이후 문화관광해설사를 직업으로 삼으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박씨는 마치 집주인이 손님을 모시듯 이곳저곳을 천천히 설명했다. "여기는 임진왜란 당시 순절한 동래부사 송상현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입니다. 무슨 공원같이 넓고 좋죠. 크게 5곳의 코스로 이뤄져 있는데 다 돌려면 족히 2시간은 걸리죠."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쬐며 박씨를 따라 충렬사 투어에 나섰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송상현 선생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는 사당이다. 이곳에서 참배를 시작으로 송상현 선생의 유품이 전시된 기념관을 견학한 뒤 그가 웃으며 말했다. "평소엔 열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데 오늘은 좀 한산하네요."

'충북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병조 문화관광해설사가 청주시 흥덕구 충렬사에서 송상현 선생의 업적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용수

보통 주말과 공휴일에 집중적으로 관광객이 몰리는 이곳은 학생이나 외국인 등 단체 관광객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국적과 연령의 사람들이 오다보니 재밌는 일화도 많다.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이 방문할 경우 언어의 장벽은 있지만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코리안 트레디셔널... 베리 나이스 솔져. 오케이?" 그의 어설픈 영어에 오히려 외국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문화재 투어 후에는 청주의 맛집과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해 눈과 귀, 입까지 즐거운 관광을 선사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자리를 옮기며 청주에 위치한 12개소의 문화·관광지를 안내하는 박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시간을 일한다. 그런데도 피곤함은 커녕 노후의 활력소를 얻었다며 즐거워한다.

그는 문화와 관광을 접목한 문화관광해설사답게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요즘은 다 인터넷에 정보가 뜨기 때문에 진부한 이야기를 하면 듣지도 않아요. 아주 생생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야 먹히죠." 이를 위해 그는 대학의 평생교육원 강의나 해설사 동아리 모임 등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해설가로서의 역량을 쌓고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들을 설명해주고, 선조들의 업적과 역사를 알리는 일이 국위선양에 이바지하는 것 같아서 아주 보람찹니다. 또 이렇게 나이를 먹었어도 몸 건강히 일할 수 있다는 기쁨이 무엇보다 크죠." 그의 힘찬 목소리엔 누구보다 이 일을 사랑하는 자부심이 담겨있다.

"제 고향은 철원이지만 이제는 청주가, 충북이 제 고향입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할 진 모르겠지만, 제 욕심같아선 한 5년 정도만 더 해서 문화관광해설사로서 20년을 채우고 싶습니다."

현재 전국의 문화관광해설사는 모두 2천545명. 이들은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한편 이들의 축제인 '한국문화관광해설사 전국대회'는 올해로 18회째를 맞으며 오늘(22일)까지 충주에서 열린다. / 황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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