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1. 아씨떡볶이 안영주·김승현 사장 부부

아줌마와 아저씨가 만드는 핫한 즉석떡볶이 '아씨떡볶이'를 운영하는 안영주(왼쪽)·김승현 부부는 포장마차에서 떡볶이장사를 시작해 이제 어엿한 매장을 운영하고 체인점을 모집하는 성공한 소상공인이다.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근로자가 5명이 안되는 작은 기업인, '소상공인'. 충북에는 9만5천여명의 소상공인이 있다. 경기침체로 경제여건이 더 힘들어졌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업을 키워가는 소상공인들이 있다. 이들의 인생스토리를 시리즈 [힘내라, 소상공인]에서 소개한다. / 편집자주

첫 '시작'은 0.5톤 포터의 포장마차에서였다. 이후 2평짜리 가게에서 희망을 품었고, 지금은 청주의 가장 비싼 상권인 산남동에서 30평짜리 가게 '아씨떡볶이'를 운영하고 있는 안영주(33·여)·김승현(34) 부부.

"우린 아직 젊으니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젊음', '긍정적인 자신감' 그게 전부였던 것 같아요."(김승현)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부부는 회사를 그만두고 2011년 10월 포장마차일을 시작했다. 청주시 수곡동 모란아파트 앞에서 오전 10시부터 12시간동안 떡볶이, 어묵, 튀김을 팔았다. 이후 아파트 버스정류장, 청주대 하숙촌 등 장소를 옮겨다니며 장사를 이어갔다.

하루 매출이 가장 많이 나왔던 적이 14만원. 어떨 때에는 하루에 3만원도 손에 못쥐는 날도 있었다. 결혼 1년차의 신혼부부에겐 5개월 된 아들도 있었다.

"겨울에는 포차가 좁아서 난로를 놓을 공간도 없는 거에요. 화장실 사용이 제일 힘들었죠. 돈이 많이 벌리는 것도 아니고…"(김승현)

아이의 분유값, 기저귀값이라도 벌기 위해 더 악착같이 일했다.

아씨떡볶이 메뉴 / 김용수

"밀떡(밀가루떡)은 재탕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팔다가 남은 떡볶이는 집에 싸가서 소주 안주 삼아 먹었죠. 그때 와이프한테 자주 했던 말이 "지금의 이 힘든 시절이 나중에 성공해서 추억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지금도 그때 얘기하면 둘이 엉엉 울어요."(김승현)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8개월만에 포차를 접고 중고오토바이를 장만해 청주 전 지역에 배달을 시작했다. 한달 정도 했을까. 인터넷카페에 홍보가 잘된 덕에 하루에 40만~50만원이 수중에 들어왔다. 희망을 얻었고, 2012년 5월 청주수곡시장 맞은편에 2평짜리 가게를 얻었다.

주방을 도맡았던 승현씨는 재료준비 등을 위해 아침에 일찍 나와 자정 12시는 돼야 귀가할 수 있었다. 배달도 포기할 수 없었다.

"힘들었지만, 포장마차 때보다는 덜 힘들었고 매출도 올랐으니까 감사했죠."(김승현)
"내 일이니까 일의 시작과 끝이 없잖아요. 밤늦게까지 일해도 남편이 불평·불만 없이 열심히 해준게 고마워요."(안영주)

부부는 이 2평짜리 가게에서 4년간 '꿈'을 키워갔다.
"저희의 목표를 적어서 집에 붙여놓고 매일매일 봤는데 '2015년에는 가게를 더 큰 곳으로 옮기자"였어요. 그런데 그 목표대로 정말 이뤄진거에요."(안영주)

 

청주시 산남동에 위치한 '아씨떡볶이' 매장. / 김용수

2015년 6월 산남동으로 확장 이전 후 하루 최다 매출로 200만원을 찍었단다. 직원도 2명 두고 있다. 청주 전역에 배달도 하고 있다. 하루 30~40건에 달한다.

"사실 가게를 옮길 돈이 없었는데 충북신용보증재단에서 3천만원 대출을 못받았다면 '지금' 상황은 꿈도 못꿨을 거에요. 충북신보에 감사해요."(안영주)

부부는 이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올해의 꿈은 청주에 3개 분점을 내는 거에요. 동네별로 하나씩 체인점을 만들고 나중에는 전국으로 확대하는 게 꿈이에요. 마흔 전에는 이루겠죠?"(안영주)

소상공인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서 장사가 안된다고 한탄하는데 뭘 하든 부딪히고 노력해야 얻어집니다. 홍보이든 메뉴개발이든 소상공인들도 적극적일 필요가 있어요."(안영주)

안영주·김승현 부부는 '아씨떡볶이'의 성공비결로 '부부가 같이 어려움을 겪고 같이 해결한 것', '긍정 마인드', '성실함' 이라고 소개했다.

'아씨떡볶이'는 '젊은 아줌마, 아저씨가 만드는 떡볶이'라는 뜻이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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