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쌀…해법은?] 농민들, 작황 좋지만 '울상'

17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의 한 들녘에서 농민이 잘 익은 벼를 수확하고 있으나 기쁨 보다는 쌀값하락으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이 앞선다./ 사진 김용수

올해 국내 쌀 생산량이 420만2천톤으로 대풍이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432만7천톤 보다 2.9%인 12만5천톤이 감소한 수치지만 최근 4년연속 풍작으로 쌀값 하락 등 수확기 쌀 수급 및 가격안정을 위해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의 쌀 작황 좋지만 농민 울상(상), 중장기 쌀 수급 안정대책 시급(하) 등 2회로 나눠 게재한다. / 편집자

올해도 쌀 농사는 대풍이다. 그러나 이런 대풍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쌀 값 하락은 물론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농심이 멍들고 있다. 또한 매년 농민들은 쌀 경작 고민에 빠졌다. 특히 전국농민회 충북도연맹 소속 회원들은 17일 충북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값 하락 해결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이로인해 벼 재배면적의 감축은 물론 고품질 쌀 생산촉진, 쌀 신규수요 발굴, 재고관리체계 구축 및 연간 40만톤에 이르는 수입쌀 관리(밥 쌀용 30% 수입 의무화)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전국농민회 충북도연맹은 충북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값 폭락과 관련,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 김용수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16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쌀생산량은 총 420만2천톤으로 대풍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432만7천톤보다 2.9%가 감소한 것이다. 충북은 전년보다 5.3% 줄어든 20만3천651톤으로 조사됐으며 대전은 6천231톤, 세종은 2만3천120톤으로 각 집계됐다.

이와함께 쌀 재배면적도 지난해 79만9천344㏊에서 올해 77만8천734㏊로 2.6% 줄어 들었다. 건물건축, 택지개발 등의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줄면서 쌀 생산량도 같이 줄어든 것이다. 충북의 경우 쌀 재배면적은 3만7천111㏊로 지난해 3만9천785㏊보다 감소했다. 이에 10a당 생산량(현백률 92.9%)이 지난해 542kg에서 올해 540kg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최근 3년간 기상호조로 10㏊당 생산량 증가율이 재배면적 감소율보다 커 총생산량은 늘었으나, 벼 낟알이 익는 시기(9월 상순~하순)에 일조시간과 일교차 감소 등 기상여건이 악화돼 10㏊당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로인해 충북농협과 충북도는 재고누적과 쌀값 하락, 경영(악화)의 어려움 등으로 RPC(미곡종합처리장) 등에서 벼 매입 물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후 충북지역 RPC들은 적자가 2014년 35억7천200만원, 2015년 43억5천70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올해도 35억3천4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인해 쌀값 안정을 위해 시장격리(2015년산 충북의 경우 1만5천톤 시장격리)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4년 연속 풍작이 이어지자 최근 쌀 값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0월 5일 20㎏정곡 기준으로 3만3천519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날 4만849원보다 17.9%하락한 가격이다. 80㎏정곡도 마찬가지로 쌀값이 계속 하락하며 15만원선이 붕괴된지 오래다. 2006년 14만3천898원하던것이 2016년 13만5천544원으로 8천354원(5.8%)하락, 2010년 보다 4천987원(3.5%)하락, 2013년보다 3만9천551원(22.6%) 하락, 2015년보다 2만2천604원(14.3%)이 하락했다.

여기에 해마다 1인당 쌀 소비량도 줄어들고 있다. 2013년 67.2㎏이던 것이 2014년 65.1㎏, 2015년 62.9㎏으로 매년 평균 2.2%씩 줄어들고 있는등 올해는 58㎏ 후반정도 예상되어 60㎏도 무너질 전망이다. 즉 쌀 소비자들의 패턴도 변하고 있는 것이다. 쌀 소비를 많이 해야 하는 20∼30대의 경우 나홀로 족이 늘고 패스트 푸드 선호와 함께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다이어트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농협의 한 관계자는 "4년연속 대풍을 이루다보니 쌀값은 하락하고 소비량도 줄어들고 있어 RPC들이 수매를 줄일 것이 예상된다"며 "정부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한편 지난달 23일(산물벼)과 11월 1일(건조벼)부터 '2016년산 공공비축미곡'에 대한 매입이 본격 추진된다. 포대벼는 농가로부터 직접 매입하고 있으며 산물벼는 농가의 편의를 위해 RPC(DSC) 등에서 매입한다. 전국적으로 50만톤을 매입할 계획이며 충북도의 경우 21만8천76톤(전국 배정량의 4.4%)을 매입한다. / 서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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