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톡]가족친화 우수기업 '제천운수'

제천운수 전경

[중부매일 이보환 기자] 시내버스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급정거, 급출발, 끼어들기 등이다. 예전 등하교 시간에는 콩나물 시루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뒤엉켜 있던 기억도 난다.

요즘에도 이보다는 덜하지만 시내버스는 뭔가 불편한 존재로 인식된다. 그것은 자가용 시대, 너나 할 것없이 자신의 차로 가고싶은 곳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이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등 도시재생의 중요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수년전부터 시내버스를 친환경, 친가족적으로 운영해온 제천운수(대표 민장기)를 찾아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 친환경·안전운행 가족친화 프로젝트

제천운수

제천운수는 1969년 창립됐다. 교통부 지정 우수업체(1983년), 새마을운동 우수업체(1987년), ISO9001 인증(2006년) 등 내실을 다졌다.

지난 2013년 제천시 최초로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받은 뒤 교통안전 최우수업체(2014년), 교통안전최우수업체·가족친화우수기업으로 지난해 중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이 회사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안전'에 두고 있다. 안전은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환경·안전 운행을 통한 가족친화' 프로젝트가 나왔다.

제천운수㈜는 승객의 안전과 가족의 안녕을 위해 시내버스 운행시 전구간에서 시속 65㎞ 이하를 유지하도록 했다.

안전운행은 사고감소·연료비 절약 등 성과로 나타났고, 여기서 나온 자금을 가족친화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대학생 자녀 반값등록금 지급, 고등학생 자녀 전액 학자금 지원, 계절별 등반대회, 본인과 가족 경조사 지원, 탄력근무제도 활성화, 주말농장운영, 근로자 본인과 배우자 출산지원, 건강검진비 보조, 금연캠페인 사업도 지속했다.

시내버스 앞뒤 문에 안전쿠션과 야광스티커를 붙이고 하차 벨과 안전봉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강화했다. 시내버스 뒷편에 카메라와 경보음 작동장치를 설치하고 전차량 신생타이어 장착으로 교통사고를 예방했다.

임직원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식료품과 연탄을 지원하고 청소년 쉼터 청소, 하천 정화활동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 실천했다. 또 다문화 가정을 위해 새로일자리센터, 다문화가족센터와 연계해 일자리를 제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 임직원이 통일나눔펀드에 가입, 에너지 절약금 일부를 매월 개인의 에코드라이빙통장에서 기부하고 있다.

◆ 연료 절약비용 직원 근무환경 개선에 재투자

이 회사는 친환경 버스운행(에코 드라이빙)부터 시작했다. 운행기록장치를 철저하게 관리한 결과 안전사고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기름값도 8%가량 절약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에코 드라이빙으로 1년 동안 아낀 기름값 1억원은 모두 가족친화사업의 비용으로 재투자했다.

직원 70명의 국내외 연수활동부터 가족친화 프로그램에 사용한다.

근무환경을 개선하자 이직율이 크게 떨어졌다.

에코드라이빙으로 기업활동도 개선하고, 종업원의 사기까지 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제천운수가 운영하는 가족농장

올해 강제동 유휴지 1천800㎡를 가족농장으로 활용한 것도 효과가 좋았다. 직원들은 틈나는 시간 자신의 밭에서 채소를 재배하면서 가족애도 확인하고, 청정 농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앞으로 기름값 절감율을 15%까지 올리고, 인근 버스회사와 협약을 통해 에코 드라이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에너지가 자감되면 다시 그 돈은 직원들의 근무환경개선이나 사회적 약자를 돕는데 사용된다.

제천운수 구내식당

구내식당도 친환경 사례로 꼽힌다. 회사는 매주 식단을 게시하고 상차림마다 칼로리를 표시해 놓았다. 근무여건상 자율배식이 원칙인데 잔반이 하나도 나오지않는 것이 특징이다.

식단표 아래 잔반통이 있으나 기자가 방문한 주말 오후, 떼어낸 풋고추 꼭지 몇개가 전부였다.

◆ 민장기 대표 "에코드라이빙 국가가 도입해야"

민장기 대표

제천시관광협의회장으로 활동하는 민장기 대표는 지역에서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일찍이 외국에서 공부한 그는 긍정적이고 열린 자세로 도시발전, 관광진흥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대부분 도시에서 겪고 있는 원도심 쇠퇴현상을 시내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자전거 이용 증대로 극복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따라서 제천운수가 시도하는 에코드라이빙을 이제는 국가가 도입했으면 하는 것이 민 대표의 바람이다.

그는 "전국에 3만5천대의 시내버스가 있는데 10%만 기름값을 줄이면 천문학적 액수"라며 "국가의 교통정책으로 활용한다면 교통안전,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등 부수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민 대표는 가정이나 식당에서 먹을 만큼 만들고, 남은 음식은 가져가자는 자발적 지역사회운동을 구상하고 있다.

음식물을 버리면 그 자체가 낭비인데다 쓰레기 양이 늘어나 처리비용도 많이드는 것이 현실이다.

음식물찌꺼기로 사료화·퇴비화 사업을 하지만 효율성이 높지않아 잔반 자체를 없애는 것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치유도시 제천의 명성에 걸맞게 음식물 낭비를 막는 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면서 "이렇게 아낀 음식물 또는 돈을 국내외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음식물찌꺼기를 줄이는 운동이 정착되면 제천은 자연스럽게 에코도시, 시민건강도시가 될 것"이라며 "교육당국과 함께 학교급식소에서 정기적 교육을 한다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식습관 향상과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보환 /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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