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최순실 사태 등 국내·외 여건도 악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중부매일 서인석 기자] 한국 경제가 시계제로의 안갯 속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다.

막판까지 초방빅 판세를 보이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더 큰 불확실성이 예고된 가운데 최순실 사태로 국정은 올스톱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7일 오전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 현재 상황을 위기 수준으로 규정하고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여리박빙(如履薄氷·얼음을 밟듯이 몹시 위험한 상황)'에 비유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김용범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24시간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기로 하는 한편, 외환 시장이 과도하게 쏠림 현상을 보일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대외적으로는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연말 미국 금리인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 등이 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내부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순실 사태'에 따른 여파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파급되기 시작했고, 비리 연루 의혹이 있는 일부 대기업들의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로 임명했다. '깜짝 개각' 이후 야당이 청문회 보이콧 방침을 밝히며 경제사령탑 공백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내부 정리가 미뤄지면서 각종 현안에 집중해야 할 경제팀에도 피해가 가고 있다. 현재 기재부는 인수인계를 위해 모든 보고를 유 부총리와 임 위원장에게 동시에 하고 있다.

경제 여건이 악화되자 금융위가 7일 오전 금융감독원과 '합동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 모색에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임 위원장은 "경제시스템은 각 부처와 혼연일체가 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의 경제 위기는 결코 혼자서는 대응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주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운 가운데 경제가 악재보다 더 싫어하는 건 불확설성인데 지금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 더욱 위태로운 지경"이라며 "조속히 경제 구심점을 세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인석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