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영향으로 1988년 보다 25% 줄어들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지난 30년간 비로봉 일원(1439m)의 아고산 초지가 약 25%(5만1천390㎡)가 감소했다. / 항공사진 소백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 제공

[중부매일 이보환 기자]국립공원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 일대 초지가 오는 2080년이면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비로봉 초원은 복주머니란 등 멸종위기 식물과 희귀식물이 집중 분포한 곳으로 특별보호구 지정 등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소백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소장 권철환)는 8일 자료를 통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지난 30년간 비로봉 일원(1439m)의 아고산 초지가 약 25%(5만1천390㎡)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비로봉 일원을 항공영상으로 촬영·분석한 결과 아고산 초지 면적이 1988년 20만1천540㎡, 2005년 15만7천690㎡, 2015년 15만150㎡로 줄어들어 이런 추세라면 2080년 거의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북부사무소는 지난 30년간 봄철 강수 편차가 심한 데다 아고산 식물 생육시기에 수분 스트레스 등 혹독한 생육 환경에 자주 노출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과거 30년간 평균 연강수량은 1천400㎜로 17% 가량 증가했으나, 건조주의보 발령 기준인 실효습도 35% 미만 일수는 연간 5일에서 20일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때문에 초지는 줄어든 반면 건조한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난 관목군락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백산 비로봉 일원은 지리적, 기후적 요인때문에 산림으로 발달되지 않고 초지형태로 남아있는 곳으로 복주머니란,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식물 및 희귀식물이 집중분포했다.

아고산대 초지는 오대산, 지리산, 한라산 등 국립공원에도 몇 군데 남아 있지 않은 희귀한 형태인 데다 소백산은 단일 규모가 크고 고유한 생태계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소백산 관련 과거 문헌 중 평암 권정침 선생(1710~1767)의 '소백유록'에는 '봉우리가 높고 추워 수목이 자라지않고 잡초만 무성하다(嶺上高寒。樹木不生。惟見雜草離離)'고 기록됐다.

권철환 소장은 "기록으로 미뤄봐도 오랜 기간 아고산 초지로 유지되고 있었던 지역"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우선적으로 비로봉 일원을 특별보호구로 지정해 생태적 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보환 / 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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