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는 법적 구속력 없어 실패할 수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가운데) / 사진 뉴시스

[중부매일 김정하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10일 기자실을 방문해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질타를 받고 있는 이란의 2조원 규모의 오송 전통의학연구소 투자와 관련해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 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측의 2조원 투자 약속은 아직 부부가 결혼한 단계에 불과하다"며 "조금만 더 성과를 낼 때 까지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또 "연구소 건립은 부부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추후 경제적 효과까지 고려해 약 2조원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아이를 낳지도 않은 상황에 왜 자식이 돈을 벌어오지 않느냐고 묻는 격"이라고 전날 충북도의회에서 지적됐던 이란 투자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MOU라는 것이 잘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잘 안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향후 10년, 20년을 바라보고 사업을 추진한 뒤 평가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사는 "충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기업들과의 MOU(양해각서) 체결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투자가 불확실하고,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MOU를 체결해야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투자유치가 이뤄지지 않는 등 헛발질을 한다고 해도, 찬밥 더운 밥 가릴 것이 없다"며 "충북은 현재 각종 경제지표에서 국내 타 시·도와 비교해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어 이같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충북도의 직원들은 투자유치 실패가 두려워 투자유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이날 이 지사는 지난 9월 개최된 세계무예마스터십과 관련해서도 "무예마스터십은 지역 축제의 개념으로보면 빵점짜리 행사 일진 몰라도 세계적·국제적 대회의 개념으로 본다면 태동의 단계로서는 합격점인 것은 분명하다"며 "내년 4월에는 스포츠어코드 총회에 WMC를 정식 기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유네스코와의 파트너쉽도 더욱 견고히 해 스포츠어코드와 마찬가지로 정식무예기구 인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지난 9일 충북도의회에서 열렸던 행정사무감사에서 임회무 의원(새누리당,괴산)은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4월 이란의 투바 전통의학기업과 향후 10년간 오송에 20억 달러 약 2조2천억원의 투자 협약을 체결 한 후 충북 발전의 획기적인 기적이라고 자찬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이렇다할 실적이 없는 것을 볼 때 충북도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같은당 임병운 의원(청주 10)은 "이란과의 20억 달러 투자유치 활동은 경제자유구역청의 조급한 사업추진이 그 원인이다"고 질타했다.

/ 김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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