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충주시, 축구의 고장으로 우뚝서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아우크스부르크팀에서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구자철.터키 트라브존스포르팀에서 공격수로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석현준.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로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두 선수는 모두 충주 출신이다.축구를 통해 충주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는 두 선수를 비롯해 올해도 충주 여자축구선수 2명이 국가대표로 발탁됐다.대한민국의 중심도시 충주시가 엘리트축구에서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 편집자 주

제 24회 여왕기 여자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충주 예성여고 축구부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충주는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엘리트 축구선수들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명실상부한 축구의 고장이 됐다. 특히 충주지역 엘리트 여자축구는 전국에 돌풍을 일으키며 전국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충주 여자축구의 선두에는 충주예성여고 축구부가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92년 창단한 충주 예성여고(교장 권순섭)는 2004년 여왕기에서 단 한차례 3위에 오른 것이 고작으로 오랜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10년부터는 전국대회에서 10차례 이상 4강에 진출했지만 준우승만 6번을 차지하는데 그치며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춘계연맹전과 청학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전국체전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그쳐 우승이 요원해 보였다.

그러나 예성여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5월 3일부터 13일까지 경남 합천에서 열린 '제24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고등부 결승경기에서 경기 관광고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투혼을 발휘하며 2대 1로 승리, 24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내며 우리나라 고등부 여자축구의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8월에 열린 '제 15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고 예성여고 김소은(3년) 선수가 우수선수상, 이희지(3년) 선수가 수비상을 받았다.

충주예성여고는 최근 큰 경사를 맞았다.

이 학교 소속 김소은(FW) 선수와 권해인(GK) 선수가 지난 2일 U-20 여자축구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부터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 출전할 여자 U-20 대표팀 최종 명단 21명 가운데 김소은·권해인 두 선수를 포함했다.

대표팀 막내로 차세대 여자축구 공격수로 꼽히는 김소은 선수는 넓은 시야와 수비수 2~3명을 달고 다니는 뛰어난 개인기로 주목을 받고있다. 현란한 드리블과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게 장점이다.

골키퍼 권해인 선수는 175㎝의 큰 키를 이용한 공중볼 장악력이 뛰어난데다 천부적인 민첩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두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은 선수가 소속된 예성여고는 물론 지역 축구계에 대단한 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충주지역의 엘리트선수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고등학교 언니들에 뒤질세라 충주지역 여자중학교 축구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충주예성여중(교장 정석영) 축구부는 지난 9월 한국여자축구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9월 2일부터 12일까지 강원도 화천에서 열린 '2016추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 출전해 전경기 19득점 무실점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예성여중은 이 대회에서 경기 안양부흥여중과의 예선 1차전 1대 0 승리를 시작으로 결승까지 7경기에서 19골을 득점하고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는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예선경기 무실점 전승으로 8강에 오른 예성여중은 8강에서 강원 하슬라중, 준결승에서 경남 진주여중을 각각 3대 0으로 가볍게 누르고 결승에 안착했다.

이어 광주 광산중을 4대 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강호 충남 강경여중과의 결승전에서 전반 김보민의 선제골과 후반 안재연의 추가골로 2대 0으로 쉽게 물리치고 무실점 우승이란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 대회에서 예성여중 김보민(3년) 선수가 최우수선수상, 전소은(3년) 선수가 GK상, 최효원 감독이 최우수지도자상, 서은지 코치가 최우수코치상을 각각 수상하며 개인상도 휩쓸었다.

충주지역 여고와 여중 축구선수들의 우수한 성적은 꿈나무선수들로부터 비롯된다.

충주 남산초등학교(교장 진병일) 여자축구부도 지난 8월 열린 '제 15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남산초는 이 대회에서 인천 가람초를 5대 0으로 크게 누르고 2010년 창단 후 전국대회 첫 결승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경북 상대초와의 결승 경기에서 후반에 2골을 내주며 0대 2로 패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 대회에서 남산초는 홍채빈(6년) 선수가 우수선수상, 배수영(6년) 선수가 수비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에 앞서 남산초는 '2016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서도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충주지역의 여자축구 선수들이 이처럼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감독과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돼 노력하고 있는데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학교 측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명구 충주시 축구협회장

여기에 지역축구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충주시축구협회(회장 여명구)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신바람 축구'를 표방하고 있는 축구협회는 지난 7월 충주미덕중학교에 축구부 버스구입 지원금을 전달했다.

협회 임원들은 미덕중 축구부 버스가 노후돼 잦은 고장을 일으킨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차량구입비 일부를 지원했다.

축구협회는 지역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화장품회사인 에네스티로부터 썬크림과 화장품을 지원받아 선수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또 CS코리아에서 닭고기, 무지개농장에서 계란, 시민단체로부터 쌀을 지원받아 충주지역 7개 학교 축구부에 전달하며 선수들의 건강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위해 축하연을 베풀어주는 등 엘리트 축구선수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충주에는 여자축구로 유명한 남산초, 예성여중, 예성여고 외에 미덕중과 신명중, 충주상고,

지난 5월에는 충주시축구협회가 중심이 돼 충주상업고등학교와 건국대글로컬 캠퍼스, 충주험멜 등 축구관련 4개 기관·단체들이 모여 지역 축구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4개 기관·단체는 지역 엘리트 초·중·고 선수들을 위한 훈련과 연습경기를 위한 시설물 사용, 매년 정기교류전을 갖기로 협의하고 지역체육 사회공헌활동, 각종 대외 홍보활동 공유·기획 등 지역 체육발전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충주시축구협회는 지난해 'KBSN 제 11회 1·2학년 대학축구대회'와 'KYFA 하계클럽 유소년축구연맹전 하계리그'를 개최하고 올해 'KBSN 제 13회 추계 1·2학년 대학축구대회'를 충주로 유치하는 등 축구를 통해 충주를 전국에 널리 알리는데도 기여했다.

이밖에도 충주시장기 차지 읍·면·동 대항 축구대회와 축구인의 밤 개최 등을 통해 지역 축구인들의 화합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여명구 회장은 "충주는 이제 축구의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고장이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축구인들이 합심노력해 더욱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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