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사상 첫 AI가 발생한 옥천군이 방역 대응에 우왕좌왕하고 있다.

지난 21일 AI양성 반응을 확인한 옥천군은 살처분 용역업체 선정을 못해 하루가 지난 23일까지 살처분을 하지 못했다.

정부의 AI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상향되는 등 국가적 재난상황인 점을 간안할때 단순히 겸험 미숙으로 봐 넘기기는 힘든 부분이 많다.

옥천군의 한 농장에서 AI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21일 오후 12시 30분이었다.

충북도 축산위생연구소 검사원들이 이날 오후 1시 현장에 출동해 폐사한 30여마리의 산란계에서 간이검사를 통해 AI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이 농장은 가축방역위생본부의 초동방역팀에 의해 차량 및 사람 출입을 통제하는 등 폐쇄 조치됐고 오후 3시 옥천군수 주재로 옥천군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이날 회의를 마친 옥천군은 군정홍보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아산의 용역업체와 살처분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었다.

구체적으로 살처분 비용은 50t 매몰저장탱크 8통에 1억4천여만원, 용역비용 2천만원 등 약 2억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살처분 보상금은 마리당 4천500원에 10만수를 곱한 4억5천만원이 소요된다고 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이같은 계획이 변경됐다.

당초 충남 아산에 소재한 용역업체에 살처분을 맡기려 했으나 전국적인 확산 추세에 따라 일정이 부족해 23일까지 인력과 장비를 댈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여의 용역업체로 변경하면서 무려 20시간이 경과한 이틑날 오전 10시께 작업반이 현장에 투입돼 살처분 작업을 진행했다.

이같이 용역업체 선정하는 과정에서 살처분 비용마저 업체측과 협의하지 못한 채 작업을 진행해 향후 처리비용의 과다 집행도 우려되고 있다.

군은 정부의 매뉴얼에 따르면 발생 24시간내에 살처분토록 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발생당일 아산의 용역업체에 의뢰하겠다는 계획이 수정된 것은 사전에 치밀한 대응이 미숙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뿐만 아니라 방역도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AI가 발생한 농장은 인근에서 부모와 다른 2곳의 가족농장을 이루고 있다.

방역보호지역인 3km내인 동이면 금암리에 위치한 한 농장은 22만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고 있으며 또 다른 1곳은 안내면 도농리에서 13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들 가족농장을 통해 AI가 확산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그러나 군은 "농장마다 관리인이 다르고 사료차와 계란 수송차 등이 제 각각 다른 유통과정을 거치고 있어 전파 가능성을 높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하루가 지난 23일 뒤늦게 이곳 농장에 대해서도 간이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옥천군은 AI양성 판정 4시간뒤 브리핑을 통해 반경 3km내 가금류 농가는 194곳에 달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하루만에 37곳으로 정정했다.

기본적인 방역대 설정조차 혼란을 겪었다는 얘기다.

AI가 발생하면 500m안의 가금류를 모두 매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군은 이곳에 있는 15마리의 토종닭도 주인에게 자진도태를 요청하는 등 안일하게 방역에 나서고 있다.

특히 AI 양성 반응을 확인 옥천군은 SNS을 통해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해야 함에도 발생 당일 옥천군의 전광판도 내부 공사로 먹통이 돼 신속한 전파도 못했다.

전파가 우려된 순환수렵장 폐쇄 과정도 미온적이었다.

지난달 20일 개설한 순환수렵장은 AI가 급속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용료 부담 등의 이유로 폐쇄를 미뤘다.

AI 발생지가 인접 시군이 아니기 때문에 폐쇄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이한 대응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그러던 옥천군이 AI가 터지자 부랴부랴 수렵장을 폐쇄했다.

옥천을 비롯한 남부권은 지난 2003년 12월 국내에서 AI가 전파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역대 최악의 AI로 불리는 지난 2014년 195일 동안 전국서 1천396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될 때도 이곳은 무풍지대였다.

군 관계자는 "AI 발생이 처음이다 보니 방역 메뉴얼 등이 제대로 숙지되지 않거나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재난대책본부가 제 기능을 발휘하면서 차츰 손발이 맞춰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매몰작업을 최대한 앞 당기기 위해 7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며 "가족농장 2곳에 대해서도 분변검사를 진행하는 등 예찰 활동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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