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제2 함대사 방문, "정치 제도, 전반적으로 손봐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오후 경기 평택2함대에서 천안함기념관을 둘러 보기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하자마자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와 고향인 충북을 방문한데 이어 15일에는 천안함 피격의 아픔이 스며있는 평택 제2 함대사령부를 찾아 장병들을 위로하는 등 곧 다가올 대선에 앞서 전국을 누비는 광폭행보를 잇고 있다.

특히 반 전 총장이 대권도전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차기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야권 주자들과의 경쟁도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경기 평택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 "헌법 개정을 포함해 선거 제도, 정책 결정 방식, 국민 정치인들의 행태, 사고방식 등을 전반적으로 손봐야만 한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제도를,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합당한 방법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도 바뀐 사람들이, 집권한 사람들이 그 제도 내에서 하면 같은 과오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게 우리가 봐온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선 여러 차례 정권교체가 있었다.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대선이 있었고 지도자도 바뀌었다"며 "똑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개헌 없는 정권교체시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은 지속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제한된 수단보다 전체적으로 정치제도를 개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냐. 선거제도도 포함된다"면서 "구체적인 건 아직 제가 후보도 아니고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전문가들과 협의해서 곧 발표하겠다"고 에둘렀다.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사실상의 수도이전 문제와 관련, 반 전 총장은 "오늘 답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선 14일 충북 음성과 충주를 찾은 반 전 총장은 고향 주민들을 향해 대권 도전 의지를 더욱 명확히 했다. 국민통합과 정치 교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다.

특히 이날 반 전 총장의 충북지역 공식 일정에는 대규모 환영인파들이 몰리면서 '충청 대망론'의 가시화를 예고했다.

반 전 총장은 우선 이날 오전 음성 행치재 마을에 도착해 선친의 묘소를 찾은 뒤 음성군민들이 마련한 환영 행사에 참석, "우리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천년의 역사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슬기롭게 힘을 합쳐 극복했다"며 "모두가 힘을 합치면 못 이룰 것이 없다"고 국민 단합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우리의 몸에는 그런 유전자가 있다"면서 "이런 유전자를 바탕으로 부강하고, 번영하고, 모두의 인격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앞장서겠다"고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음성군 환영 행사를 마무리한 반 전 총장은 부인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꽃동네로 이동, 요양 중인 어르신들의 식사를 도와드리거나 손 등을 주물러 드리는 등 봉사활동을 벌이는 민생행보를 이었다.

이후 AI거점 소독소로 이동해 방역복으로 환복한 반 전 총장은 관계자에게 AI피해 현황을 보고 받은 뒤 직접 자동차 소독에 나서기도 했다.

모친에게 드릴 목도리와 스웨터 등을 챙겨 충주로 이동한 반 전 총장은 노모에게 귀국 인사를 드린 뒤 충주체육관에 마련된 대규모 환영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등 이날 행사장에는 2천여명의 시민들이 나와 반 전 총장의 귀국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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