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원서를 쓰고 있는 고 3 교실의 풍경이다.
 아무래도 자신의 실력과는 버거운 학교로 원서를 쓰고자 하는 학생 하나가 멈칫거리다 이윽고 담임에게 다가서 속삭이듯 몣 선생님! 저 높은 곳을 향하여몤끀箚?했더니 담임선생님이 갑자기 고뇌에 찬 음성으로 몣 웬만하면 낮은 데로 임하소서몤끁?되받았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바야흐로 졸업과 동시에 입학으로 이어지는 계절이다.
 재담가들이 이르기를 몣 처음부터 호랑이를 그려야 도중에 잘못돼도 그나마 고양이라도 되지. 고양이 부터 그리다가 잘못되면 새앙쥐 신세밖에 더 돼몤끀箚?하였다나.
 제법 설득력 있는 말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 어른 애를 막론하고 한탕주의를 꿈꾸며 전국에 광풍처럼 불어닥친 로또복권의 열기는 제발 이와 무관했으면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원대한 꿈과 이상을 설정하고 그에 따르는 부단한 노력을 다하는 자세는 얼마나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일이겠는가? 그렇지만 내 분수와 현실을 모르고 허황된 뜬구름을 잡겠다고 노심초사하는 것은 결국 사회적 병폐를 유발할 뿐아니라 자신의 삶의 질마저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사십대 중반이 되면 거지반 나이듦을 인식해 자꾸 꿈이 작아 진다는 자조섞인 목소릴 듣는다.
 그러나 실현가능성 있는 일에 주파수를 맞추고 그 꿈을 구체화 시키는데 필요한 지혜를 모을 수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된다.
 우리의 진정한 꿈과 행복은 어디에 있는걸까?
 저 산 너머에, 함께 바라보는 허니문의 달빛 아래, 아니 부의 상징인 호화 저택 속에 있을까? 아니다. 행복은 생소한 그 어느 곳에 머무는 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일상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그럼 뭘하겠나.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이제 막 새 출발하는 우리 애 또래의 젊은이들이 내 말에 피식 웃고말아도 더 이상 항변할 구실이 없음에야. / 충일중학교 행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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