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느낌" 축산농가 전염 우려…항체 형성 1주일 고비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지난 5일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젖소농장 인근의 농가들에서 기르는 소 대부분이 항체 미달인 것으로 확인돼 농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충북도는 발생농장으로부터 500m 안에 있는 9개 농가의 한육우 123마리를 혈청검사한 결과 백신 항체 형성률이 평균 54.4%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반경 3㎞에서 사육되는 11농가의 젖소 178마리도 73%에 불과했다. 일부 농가는 0%로 나온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주변 농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보은군은 구제역 발생농장 반경 3㎞ 안의 모든 우제류와 관내 젖소 전체를 매일 관찰하고 있으나 추가 발생없이 나흘째 잠잠하다.

그러나 방역당국과 주변 농가는 앞으로 1주일을 고비로 보고, 임상관찰과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러스 잠복기가 1∼2주가량 되고, 발병 이후 추가 접종한 백신이 효과를 내는데도 1주일이 걸리는 만큼 이 시기를 위험기로 보고 있다.

군은 발생농장 반경 500m안의 소 460마리와 관내에서 사육되는 젖소 2천347마리 모두는 지난 6일 백신접종을 마쳤다.

나머지 우제류에 대해서도 8일까지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 공수의 등 8명을 현장에 투입한 상태다.

발생농장 주변 농로 3곳은 폐쇄했고 마을 진입로에는 거점소독소를 설치해 드나드는 모든 차량에 대해 방역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보은가축시장을 폐쇄하고, 각종 교육이나 모임도 자제하고 있다.

항체 형성률이 20%에 머문 한 젖소 농장주는 "분명히 백신을 맞혔는데도 항체가 거의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우리 농장도 구제역에 무방비 상태라고 생각하니 불안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맹주일 전국한우협회 보은지부장은 "구제역이 터진 이후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겪는 기분인데, 항체 형성률마저 형편없다니 공포가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농가마다 전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막는 등 긴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지역의 한 젖소농장에서는 지난 5일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 젖소 195마리가 살처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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