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 농도 0.09% 이하에서 사망사고 가장 많이 발생

2013~2015년 혈중 알콜농도 비율 음주운전 사망사고 건수 그래픽

[중부매일 이종순 기자] 전체 음주운전 사고 중 운전자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0.09% 이하일 때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술을 많이 마시고 운전할수록 교통사고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통념과 배치되는 것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14일 도로교통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 3년간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는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9% 이하일 때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농도 0.09%는 현행 단속기준인 0.05%보다는 높지만 운전면허 취소 기준인 0.1%보다는 낮은 수치다. 알코올농도 0.05%는 개인의 체형과 컨디션 등에 따라 다르지만 소주 2잔 반 가량을 마시고 1시간이 지나면 나오는 수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자료는 음주량과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비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0.09%인 상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최근 3년간 601명으로 전체 음주사고 사망자 1천902명의 32%에 달했다. 교통사고 발생대비 사망률도 0.1~0.19%보다 0.05~0.09% 구간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해 공단은 음주 후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평상시처럼 운전하는 것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09% 이하와 0.1% 이상을 단순 비교해 0.09%가 더 위험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 음주가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통계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도로교통공단 연구에 따르면 음주운전자는 위험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이 늦어져 적절히 대처치 못하게 되며, 위험을 가볍게 여기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차량제동 및 위험물 회피능력이 떨어진다. 야간에는 정상인에 비해 눈의 기능이 20~30% 저하되기도 한다.

음주운전 사고에는 숙취운전도 한 몫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술을 마신 후 바로 운전하는 것만 음주운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술 마신 다음날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운전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소주 한 병 분량의 알코올이 분해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적게는 6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경우에도 사고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며 “가벼운 음주 후에도 절대 운전석에 앉지 말아야 하며, 음주 다음날도 숙취가 남아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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