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진학률 하락 등으로 대학사회가 총체적인 위기를 겪으면서 전국의 각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충북의 대표적인 사학중 하나인 서원대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투자는 노골적으로 외면하면서 대학발전기금과 교비등 공금은 부당하게 사용한 사례가 교육부감사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서원대는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대학발전기금을 학생처 직원이 개인 카드대금 결제에 쓰고 총장 관사 관리를 교비로 사용하는 등 11건의 부당행위가 드러났다. 지난 2012년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맞았던 서원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이다.

감사결과를 보면 서원대의 회계 관리가 얼마나 비윤리적이고 주먹구구식인지 알 수 있다. 이 대학 학생처 직원은 카드대금 결제 등 개인적인 용도로 대학발전기금 2천264만원을 사용했다. 무개념한 직원의 돌출행위 뿐만 아니다. 2013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총장이 개인 부담해야 할 관사 관리비 4천620여만 원을 법인과 교비 회계에서 사용해왔다. 뿐만 아니라 서원대는 2014년 2월 14일부터 2016년 2월 25일까지 입시정책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 교직원 16명에게 위원회 참석 수당 명목으로 1천380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은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세출예산을 목적 외에 사용하지 못하고 교비 회계에서 다른 회계로 전출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서원대는 '관행'이라며 무시했다. 교직원들의 복리후생비로 지급하고 노조행사비도 교비로 지출했다. 단 한 푼이라도 아쉬운 대학예산을 자기 주머니의 '쌈지돈'으로 쓴 것이다. 이런 식이니 서원대가 발전할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서원대가 교육시설투자에 관심을 보인 흔적도 없다. 지난해 6월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원대가 실험실습비와 기자재구입에 얼마나 인색한지 알 수 있다. 전국 평균 1인당 실험실습비는 16만4천원, 기자재구입비는 28만5천원이다. 하지만 서원대는 각각 9만9천원, 18만5천원에 불과했다. 1인당 실험실습비가 가장 높은 한국항공대(189만7천원)와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현장 실습이 학생들의 실무능력 향상과 대학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상식이지만 서원대는 이를 외면했다. 서원대는 비싼 사립대 입학금을 내고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의 마음을 헤아려봤는지 궁금하다.

교육시설투자에는 인색하면서 공금인 대학발전기금과 교비는 교직원과 노조가 부당하게 챙겼다. 심지어 개인이 부담해야할 총장관사의 관리비, 가스비 인터넷요금까지 3년 이상 교비로 결제했다면 총장이 모를 리가 없다.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이 맑을 리 없다. 서원대가 대학사회의 무한경쟁시대에 대학간판을 유지하려면 정신자세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대학에 투자는 하지 않고 공금은 부당하게 빼돌릴 생각을 한다면 서원대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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