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문재인-안희정으로 갈려…여권, '갈길 잃은 새' 처지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가 벚꽃 조기대선으로 점철되는 듯 하면서 여야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행보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하자 당 소속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당내 경선이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 양강구도로 사실상 압축되면서 이들도 선택의 기로에서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먼저 계파색이 옅고, 중도개혁노선을 견지해 온 5선의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이 지난 15일 문 전 대표의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문 전 대표의 좌장격인 노영민 전 의원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여기에 양승조(충남 천안병), 박범계(대전 서구을), 도종환(청주 흥덕) 의원 등이 뒤를 받쳐 문 전 대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반면 안 지사 경선 캠프에는 김종민 의원(논산·계룡·금산)과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 김수현 전 의원이 참여해 사실상 캠프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박완주 의원(천안을)과 나소열 전 서천군수도 안 지사의 우군 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여전히 비문(비문재인)계로 남아 있는 이상민(대전 유성을), 변재일(청주 청원), 오제세(청주 서원) 의원 등은 지난 14일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갖는 등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하며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당내 경선에 앞서 곧 선택을 위한 장고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등 범여권 충청권 국회의원들은 '갈길 잃은 새' 처지다.

지난해 4월 총선 패배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이에 따른 분당 등 당 지지율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데다 충청출신 범여권 유력 대권 주자이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마저 불출마를 선언한 때문이다.

실제, '공산당만 아니면 반 전 총잘장을 따르겠다'던 경대수(증평·진천·음성)·이종배(충주)·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은 현재 당내 기반마저 흔들리며 눈치밥 신세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직 후 지난 15일 모임에서도 이들은 이런 자신들의 처지를 의식한 듯 이렇다할 정치적 행보에 대한 의견 교환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모임에는 이들외에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 성완종 의원(서산·태안) 등이 참석했고, 현 시국과 관련한 정치적 의미를 갖거나 행동에 나설만한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한 참석 의원이 귀띔했다.

여기에 친박핵심에서 눈칫밥 신세로 전락한 이장우(대전 동구)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에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찬우 의원(천안갑)도 최근 선거법 위반(사전선거운동 혐의) 1심 선고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받아, 이래저래 여당내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진 형국이다.

바른정당의 홍문표 의원(홍성·예산) 역시 당내 이렇다할 대선 주자가 없어 벚꽃 대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인상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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