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대상 특별강연·UN 활동 10년 회고 행사 어떨까
탄핵 국면 정서 양분화 "천천히 하자" 의견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 그림 최나훈

[중부매일 한인섭기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정치권을 떠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충북 세계화' 자산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의견이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

지역 정·관가 등에 따르면 대선 불출마와 탈정치를 선언한만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이전에 반 전 총장이 '충북 세계화' 등 민간외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 이는 반 전 총장이 대선 행보를 하지 않았다면 충북 차원의 환영 행사도 마련할 수 있었던 일인 데다, 특히 반 전 총장의 유엔 근무 10년 경력은 국가차원에서나 충북차원에서도 민간외교 역할을 할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차원의 접근인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퇴임에 앞서 미국 하버드대 교수직을 제의받은 상황이어서 출국에 앞서 충북 차원의 행사를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인 셈이다.

구체적인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충북지역의 경제인을 대상으로 한 반 전 총장의 특별강연 형식의 행사가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유엔 사무총장 재임 10년간의 활동 회고와 퇴임 축하 성격의 자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충북도청의 한 간부공무원은 "2013년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는 현직 신분으로 참석했고, 괴산 세계유기농엑스포와 화장품·뷰티박람회 등 행사에는 영상물을 통해 축하는 등 충북도가 개최한 행사와 지역에 관심을 보이곤 했다"며 "앞으로도 민간외교관 역할은 물론 충북 세계화 등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시각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행사를 갖더라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가 예상되는 3월 중순 이전에 개최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동시에 경제단체나 경제포럼 형태의 단체를 통한 개최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고향 충북에서 반 전 총장을 향해 손을 내밀지 않을 경우 세계적 가치를 지닌 인물이 빛을 발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 시각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대선 이전에 초청행사를 갖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과 맞물려 반 전 총장의 팬클럽 중 하나인 'BIG 중원회'는 오는 26일 충주 호암예술관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BIG 중원회는 충주에 본부를 설치한 후 반 전 총장의 업적 홍보를 위한 국제학술포럼, 기후변화 대응, 저개발국 교육 지원, 동물사랑운동, 국제적 연대 구축 등 활동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정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민정서가 양분된 상황이어서 국민정서와 국정이 안정을 되찾은 후에나 검토하자는 의견이다.

장선배 충북도의회 부의장(더민주당·청주4)은 "정치와 무관한 특강이더라도 요즘 상황에서 움직일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본다"며 "반 전 총장 국가와 고향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시점을 기다리는 게 바람직 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임순묵 의원(자유한국당·충주3) 역시 "혼란 스러운 상황이어서 좋은 반응이 나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불출마 선언 이후 충북이 배출한 세계적 인물을 예우하고, 세계화를 위한 분야별 사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정치와 무관한 행사라 하더라도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는만큼 신중히 검토해야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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