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박사 충남도농기원 박하승 팀장

[중부매일 최현구 기자] 박하승 팀장은 1995년에 충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에서 농업연구사로 근무를 시작해 20여년 동안 국화품종 개발과 재배기술에 대해 연구해 온 진정한 국화계의 마이더스 손이다.

지난 2015년 제18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에서 국산 국화 품종개발과 보급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화박사로 통하는 박 팀장은 국내 국화 육종계의 일인자다. 박 팀장을 중심으로 충남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국산 국화는 스프레이 국화 33종, 스탠더드 국화 5종, 화단국화 22종, 분화(화분)국화 8종 등 68개 품종에 이른다. 개발 품종 가운데 보라미(2001년), 휘파람(2004년), 예스모닝(2005년), 예스송(2010년)은 국내보다는 오히려 일본 화훼시장에서 인기가 더 높다.

박 팀장은 절화 중 재배면적이 가장 많고 수출입이 활발한 신품종 국화 '보라미' 등 24종을 개발·보급함으로써 국산품종 점유율을 18%('10)에서 33%('16)로 증대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곁가지 없는 노동력 절감형 '백선' 국화 재배기술을 연구·보급함으로써 예산지역이 국화 출하량 기준 전국 1위, '예산수출작목반'이 최우수 수출단지로 선정되는데 기여했다. 이로써 노동력 절감과 시장점유율 35%, 연간 213억원의 소득 창출 효과를 만들어냈다. / 편집자

▶국화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중학교 시절 농업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대국을 한주씩 나누어 주신 것이 국화와의 첫 인연이다. 화분에 심어 놓고 물을 주고 비료도 주면서 몇개월 동안 길렀는데 가을에 큼지막하고 아름다운 꽃이 여러 송이 피었다. 국화를 처음 접해본 어린 나이에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국산 품종개발과 보급 성과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외국 품종에 의존하던 국화를 2002년부터 신품종 개발에 착수한 후 '보라미' 등 60여 종의 신품종을 보급해 국산품종 보급률을 28%로 높혔을 뿐만 아니라, 외국품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 농가에서 지불하는 로열티를 년9억원 상당 부담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국산품종을 중심으로 일본으로 계속 수출해 본 바 가장 적합했던 품종은 '보라미'와 '휘파람' 품종이었고 대규모 농가에서는 일시 수확이 가능한 '예스송' 품종이 수출의 중심이 됐다.

이러한 결과로 충남 예산수출작목반이 농림수산식품부 주관 전문원예생산단지 평가에서 최우수 조직으로 선정되는데 기여했다.

아울러 노동력 절감형 곁가지가 없는 무측지성 국화 '백선' 품종 재배기술을 우리나라에 맞게 독자적으로 개발해 여름철 생산 주력품종으로 보급한 결과 곁가지 제거 노동시간을 270시간에서 92시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등 전국 국화농가에서 재배해 280억원의 소득 증대에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우리 화훼농업인들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안개속이라고 할 수 있다. 시설이나 비료처방, 병충해 관리 측면에서 보면 선진국 수준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토양만들기나 작목반 중심의 경영조직체 측면에서 본다면 자신있게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농가가 많지 않은 편이다.

'부자가 되려면 혼자 일하지 마라'는 말이 있듯이 주위에 있는 최고의 사람들과 파트너가 되어 함께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 수입 농산물로부터 경쟁력이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우리 화훼농업인들이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면?

-제가 보는 화훼산업 발전의 원동력은 농가에서 자신있게 국내외 소비자들이 인정해주는 최고 품질의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작목반 중심으로 좋은 토양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농산물 생육 과정중에 병충해가 가해하였거나 비배관리를 잘 못해 소비자한테 신뢰를 잃을 농산물은 외관상 문제가 없어도 과감히 수출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결국 농가 스스로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의 품질을 소비자보다 더 가혹하게 평가하여 출하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더 좋은 품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공유나 영농재료에 대한 경영공동체(작목반)에 참여하고 지역 명품브랜드를 만들어 출하한다면 우수한 절화품질에 대해서는 매니아(단골손님)가 만들어 져 국내외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국화 수출현황과 경쟁력은 어느정도인가?

-우리지역의 국화수출의 경험은 10여년이 넘었으며 아베노믹스 등 환율전쟁에서도 대부분 일본으로 출하되는데 일본에서 요구하는 상품에 못 미치는게 현실이다. 처음에는 수출이 잘 되는 네덜란드 품종을 중심으로 재배하다가 최근에는 로컬플라워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국산품종을 우선시하며 재배해 수출하고 있다.

충남에서 수출되어지는 수출량은 1년에 120만본으로 금액은 8억원 정도이며 전국 수출량의 30%정도다. 이중에서 국산품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3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예산군 응봉면 입침수출작목반은 도내 수출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국화가 수출이 잘 되는 이유는 수출작목반 경영조직체 중심으로 공동구매 공동판매를 해서 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토양의 중요성을 인식해 pH조절, 높은 EC 조절, 유기물인 피트모스 사용으로 지력을 향상시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국화로 인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 2002년 안면도국제꽃박람회때 우리도 우수한 품종을 만들어 일본에 수출해보자는 제안에 그 당시에는 수출을 할 만한 품종이 없었다.

수출에 대해 주력적인 품종을 알아본 결과 일본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국화가 일본에서 만들어진 '백선'품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농가에 '백선'을 구입해 심어보자고 했더니 일본과 기후가 안 맞아 재배가 안 된다고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그당시 일본 농업사이트에 접속하는 등 '백선' 재배기술을 익히고 논문 등 연구문헌을 탐색해 노동력 절감형 국화 재배기술을 4년간 집중 연구하게 됐다.

2006년에 재배기술 연구를 성공하고 생장조절호르몬인 에세폰의 농약등록, 농민신문 보도 등 노력을 했지만 농가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말도 안되는 기술이라는 비평을 받았고 농업현장을 찾아가 개발기술에 대한 시범사업을 수없이 수행했다.

결국 한국형 무측지성 국화재배 기술을 완료시켜 지금은 전체 출하량의 38%를 담당하며 연간 2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품종으로 자리잡게 됐다.

▶마지막으로 소망이 있다면?

-우리 환경에 적합한 좋은 국화품종을 더 많이 개발해 우리나라 화훼산업이 세계화가 되는데 일익을 담당했으면 한다.

선진국의 자국보호주의 및 종자전쟁에서 품종 특허권, 로열티 요구 등의 경쟁을 뚫고 국산 품종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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