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자금 10조원에서 최대 20조원까지 예상

SK하이닉스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SK하이닉스가 청주공장 2조2천억원 투자 등 전방위적인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도시바 인수전에 합류해 결과가 주목된다.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 인수 여부는 단박에 낸드(NAND) 플래시 강자로 뛰어오를 수 있는 '호기'이기 때문이다.

인수자금도 10조원에서 최대 20조원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수전 성사 여부는 반도체 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청주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FI(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날 오후 12시 마감된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웠던 일본 정부 개입이라는 변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정황상 불리하지 않다.

당초 일본 정부는 민관 투자 형태로 도시바 지분을 인수하려고 계획했지만, 이날 전격 철회했다.

하지만 도시바 인수가 성사 단계에 이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FI와 공동 응찰에 들어갔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 금액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응찰이 끝나도 도시바 지분 인수까지는 갈 길이 멀다. 도시바는 예비 입찰을 끝내고 복수의 사업자를 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서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업체에는 서면 실사 자격을 준다. 도시바는 서면 실사가 끝난 뒤 본입찰을 실시해 6월쯤에야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른다.

이렇게 되면 현재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4~5위에 머무르는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을 모두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51% 지분 인수를 제안했을 경우 10조원대를, 100% 지분 인수의 경우 20조원대 규모의 입찰금액을 써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쟁업체가 많다는 점도 관건이다. 이날 도시바 메모리사업부의 지분 입찰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1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업체로는 도시바와 협력 관계인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와 베인 캐피탈이 응찰한 걸로 알려졌다.

또한 폭스콘과 TSMC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도시바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72단 3D낸드 기술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생산시설을 대폭 확대하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만약 도시바 반도체 지분의 인수가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SK하이닉스는 최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정부의 견해로 중화권 자본의 유입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만큼 이번 인수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SK하이닉스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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