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서 "역할 주어지면 피하지 않겠다" 언급
안철수 후보 "외교특사 모시겠다" 반딧불이는 "환영"

8일 오후 충북 청주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에서 열린 충북경제포럼 183차 월례 초청강연회에 참석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급변하는 국제사회와 세계 경제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불출마 시점에서 언급했던 미국行을 미뤄 대선 이후 모종의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역할이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언론 인터뷰를 한 데다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의 경우 "집권하면 외교특사 맡기겠다"고 제안한 바 있어 이같은 관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3일 발행된 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에서 무얼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라를 위해 역할이 주어지면 그걸 피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고 "나는 국민들에게 많은 빚을 진 사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내기 이대로 훌쩍 떠난다면 다시 한국 땅을 밟을 때 국민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고심을 했다"며 "내게 기대해던 많은 분들이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데, 그 분들을 제대로 위로한 적도 없지 않냐. 생각이 부족했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이같은 언급은 안철수 국민의 당 대선 후보가 방송사 토론회에서 "외교 특사로 모시겠다"고 제안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연관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30일 열린 방송사 토론회에서 "다음 정부는 초기부터 외교현안 해결이 시급하다"며 "집권하면 반 전 총장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또 "외교현안을 가장 빨리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위기상황인만큼 반 전 총장께서 흔쾌히 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이같은 입장을 밝히자 반 전 총장의 팬클럽 '반딧불이'는 환영 성명을 내기도 했다.

'반딧불이'는 지난 2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안철수 국민의 당 대선 후보가 '반 전 총장의 외교역량을 귀중하게 활용하고 싶다는 발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반 전 총장의 외교적 역량이 소중한 상황인만큼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맞짱구 쳤다.

이들은 "다른 한편으로 보면 안철수 후보가 그 만큼 대한민국의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지난 2월 말 안 후보가 김성회 반딧불이 중앙회장을 만나 같은 내용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고 소개했다. 반딧불이는 또 "차기 정부에서 반 전 총장님의 역량과 혜안이 귀중이 쓰여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일부 단체회원들은 홍준표 한국당 대선 후보 지지도 선언해 반 전 총장이 대선국면에서 정치적 입장을 취할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이 미국행을 유보하고 있는 것이 안 후보와의 연계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탈당한 김종인 전 더민주당 대표 등이 모색하고 있는 '제3지대'와 관련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초빙교수직 제안을 받은 반 전 총장은 당초 지난달 24일 출국 예정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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