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장 설립당시 40마리 기준…현재 96마리 '2배 넘는 과밀상태'
박시룡 명예교수, "비좁은 사육장 탓에 황새끼리 싸워 죽기도"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으로 타 지자체에 속히 방사 이뤄져야"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의 사육장 모습. 1개체 당 82m2 미만의 비좁은 공간에서 사육되고 있어 항상 개체 간 충돌이 상존하고 있다. /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에서 사육 중인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가 '과밀 환경'으로 인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원대 전 황새생태연구원장인 박시룡 명예교수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적정 사육 마릿수의 2배가 넘는 황새들이 과밀 상태로 사육·관리되고 있어 그 동안 황새들끼리 싸워 죽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고백한 뒤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으로 타 지자체에 속히 방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 사육장의 면적은 7900㎡이고, 여기에 96마리의 황새가 살고 있다.

이는 1마리가 약 82㎡(24평) 정도로 황새 날개의 편 길이가 2m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좁은 공간이다.

지난 2008년 사단법인 황새복원센터 설립 당시 40마리를 적정 수로 감안해 지어졌는데 현재 그 두 배가 넘은 96개체가 사육·관리되고 있어 매우 과밀한 상태다. 그동안 비좁은 사육장과 개체 수 과밀로 인해 황새들끼리 서로 싸워 죽는 일도 자주 있었다.

황새복원센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문화재청에 예산황새마을조성 사업의 후속사업으로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황새복원사업이 현재 일본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적 사육기준은 아직 없다.

다만 현재 일본 효고현 토요오카시(豊岡市)에 위치한 효고현립 황새고향공원의 사육장은 3만4000㎡로, 이곳에 56마리의 황새가 사육되고 있다. 이는 1개체 당 약 607㎡(184평) 정도로 교원대 사육장보다 약 7배 이상 넓은 면적이다.

예산황새공원은 2만9600㎡에 67개체가 사육되고 있는데 이는 1개체 당 약 440㎡(134평)에 해당된다.

현재 예산군과 교원대의 황새들은 모두 사육 상태의 번식을 억제시키고 있다.

박 명예교수는 "번식 쌍에게 가짜 알을 넣어주고 알을 낳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번식을 억제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사육 상태의 잉여개체는 최대한 자제 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명예교수는 "다만 현재 예산군의 야생 번식 쌍 5곳(광시면 시목리. 장전리. 관음리. 대술면 궐곡리. 봉산면 봉산리)만 번식을 허용한 상태"라며 "사육 상태의 과밀 해소를 위해서 우리도 일본(1권역:효고현. 2권역:후쿠이. 3권역: 지바현)처럼 과거번식지를 준거로 한 다른 지자체의 야생방사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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