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서 취임 첫 NSC 첫 주재
"대화 가능성 열어두되 북한 오판 않도록 단호대응"

문재인 대통령과 김관진(오른쪽) 국가안보실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고 있다. 회의에는 전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인 김관진 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정원장과 현 정부에서 임명된 임종석 비서실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05.14.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한반도의 오래된 골칫덩이 북한이 14일 오전 5시27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또 다시 발사해 출범 나흘을 맞은 문재인 새정부의 대응 능력을 직접 시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즉각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주재하고 단호안 대응을 군과 각 부처에 지시했다. 대화 가능성만은 열어두면서다.

특히 이날 새벽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청와대는 긴박하게 움직였고, 문 대통령은 직전 박근혜정부의 느슨한 대응과 달리 불과 41분만에 보고 받아 즉각적인 NSC 개최와 군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지시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지하벙커로 불리는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열린 NSC 상임위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면서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취임후 첫 NSC를 신속히 주재한 것은 대화를 거부한채 무모한 도발을 계속하면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라고 규정한 뒤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신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떤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게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군은 우리 군의 한국형 삼축 체계 구축 등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강화해 나가기 바란다"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제(KAMD) 추진 상황 점검해 속도를 높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외교 당국과 각 부처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미국 등 우방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이번 도발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며 "각 부처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충실을 기하고 북한의 도발로 인해 발생 가능한 위기를 철저히 관리해 국민이 안심하면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05시27분께 평안북도 일대에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비행거리는 약 700㎞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 인포그래픽 뉴시스

NSC 상임위는 20여분간 진행됐고, 회의에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윤병세 외교·홍용표 통일·이병호 국정원장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선 새정부의 임종석 비서실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배석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전 6시8분에 관련 상황을 보고하자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 실장은 대통령에 대한 보고를 마치고 오전 6시22분 임 실장에게 전화, 문 대통령이 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할 것을 지시했으며 직접 회의를 주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따라서 김 실장은 오전 7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NSC 상임위를 진행했고, 문 대통령은 한 시간 뒤인 오전 8시에 NSC 상임위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했다. NSC 상임위는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회의체지만 대통령이 직접 자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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