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푸른 '충북의 학문과 예술'을 만나다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충북의 문화와 심성을 상징하는 '청풍명월(淸風明月)'.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은 수려한 산수를 배경 삼아 맑고 푸른 바람과 밝은 달빛 감성으로 학문과 예술의 꽃을 피웠다.

이러한 충북 지역 문화예술을 위해 힘쓰고 있는 도내 박물관과 미술관 22곳이 합심해 지난 2007년 '충북도박물관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는 충북도박물관협의회(회장 장인경·음성 철박물관장)이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새로운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청풍명월(淸風明月)의 빛' 특별전을 오는 7월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고 있다.

김길통좌리공신교서(金吉通佐理功臣敎書·보물 제716호)

이번 특별전에는 충북대박물관의 '김길통좌리공신교서(金吉通佐理功臣敎書·보물 제716호)', 청주고인쇄박물관의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보물 제1408호)' 등 충북의 역사를 담은 대표문화재와 운보미술관 김기창 화백의 '귀가(歸家)', 청주시립미술관의 정창섭 화백의 '묵고(默考) No.21410', 우민아트센터 황인기 화백의 '오래된 바람 - 금강내산' 등 전통과 현대감각을 어우르는 예술작품 17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국립청주박물관의 '최석정(崔錫鼎) 초상'은 전시 기간중인 지난 8일 보물 제1936호로 지정되는 경사를 맞았다. 전주 최씨 명곡 종중이 2014년 기증한 '최석정 초상'은 주인공이 관복인 녹색 단령을 입고, 관리가 쓰는 검은 모자인 높은 오사모(烏紗帽)를 착용한 채 의자에 앉아있다. 의자에는 표범 가죽을 깔았고, 발받침인 족좌대 위에 검은 가죽신말인 흑피례를 신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정3품 당상관 이상이 사용하는 쌍학문 흉배에 정1품이 착용하는 코뿔소 뿔 장식 허리띠인 서대(犀帶) 를 하고 있다.

숙종대 영의정을 8차례나 지낸 최석정(1646-1715))은 최명길의 손자이며, 소론의 중심인물로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추구한 탁월한 수학자다. 그는 충북과 인연이 깊어 정치적 부침이 있을 때 여러차례 진천에서 지냈으며, 사후 청주 북이면 대율리 선영에 묻혔다.

문화재청은 이 초상화에 대해 "17세기 공신도상에서 보이는 경직된 신체 표현에서 탈피해 18세기 초 자유롭고 정교한 작품으로 변모하는 시기의 작품으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충북대박물관의 '김길통좌리공신교서'는 1472년 성종이 왕위에 오를 때 공을 세운 순성좌리 공신 숭정대부 행호조판서 김길통(1408~1473)에게 주어진 4등 좌리공신 교서다. 행자 53행이며 글자주는 1행 13~15자, 행간마다 2.3cm 간격의 경계선을 붉은 색으로 그었다. 54개 항에 걸쳐 그의 공적 및 부모, 처자에게 주는 상전이 기록되어있다.

'금강반야바라밀경'

청주고인쇄박물관의 '금강반야바라밀경'은 목판본으로 '모든 법이 실체가 없으므로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는 공(空)사상을 담고 있는 조계종의 근본경전이다. 이 책은 흥덕사에서 간행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이전에 간행된 판본으로 청주가 우리나라 인쇄문화의 발흥지임을 말해주는 또하나의 중요한 자료다.

김기창 화백의 '귀가(歸家)'

또 운보미술관 김기창 화백의 '귀가(歸家)'는 1980년 작품으로, 짙은 청록색이 전체 화면을 지배하는 '청록산수화'다. 멀리 보이는 여름 산과 푸른 들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피리를 불면서 호젓한 시냇가를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그림 속 장면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마음속 고향풍경이다. 이와 함께 김 화백의 역작으로 예수의 수난상을 한국화로 그린 '수태고지 - 예수의 생애', '문자도'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우민아트센터 황인기 화백의 '오래된 바람 - 금강내산1'은 전통 수묵산수화를 디지털 적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수많은 크리스탈을 조합한 거대한 산수화다. 이 작품은 크리스탈의 반사로 파생되는 빛과 그림자가 예상치 못한 또다른 시각적 효과를 전한다.

공군박물관

이밖에 국립청주박물관의 '은잔과 옥배', '백곡집 판목',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의 '동래부순절도', 신미술관의 문범 작품 'Slow, same, #0925', 쉐마미술관의 김재관 작품 'Control & Deviation 96-404', 충주박물관의 '이수일진무공신교서', 공군박물관의 16mm 영사기와 전송가 필름, F-51 무스탕 조종 헬멧, 음성 철박물관의 '니르바나 33', 한독의약박물관의 '백자태항아리', '동의보감', 가산박물관의 '회맹축', '두문동실기', 진천종박물관의 '선림원지 종' 등 다양한 작품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충북도박물관협의회는

2007년 1월 29일 출범한 충북도박물관협의회에는 총 30곳이 회원으로 있다. 박물관은 가산박물관, 난계국악박물관, 공군박물관, 농민문학기념관, 동곡박물관,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 세계술문화박물관, 예뿌리민속박물관, 중원대박물관, 지적박물관, 진천종박물관, 철박물관, 청주대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충북대박물관, 충주박물관, 한국교원대 교육박물관, 한국교통대박물관, 한국잠사박물관, 한독의약박물관 등 22곳, 미술관은 쉐마미술관, 스페이스몸미술관, 신미술관, 우민아트센터, 운보미술간, 진천군립 생거판화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청주시한국공예관 등 8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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