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묘한 시기 업자와의 해외 골프여행으로 청주시 폐기물 처리업체 특혜 의혹에 휩싸인 신언식 청주시의원이 17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이와 같은 사실을 빌미로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안 위원장과의 전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신동빈

청주시의회 신언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청주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폐기물 처리 업체 'ES청원' 임원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청주시 의원이 특혜의혹의 중심에 선 폐기물업체 임원과 민감한 시기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면 누가 봐도 '검은 커넥션'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인 통념과 일반적인 상식에도 어긋난 일을 벌인 신 의원은 스스로 의혹을 자초했다.

신 의원은 비리의혹에 대해 "십년지기 친구의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다 못해 ES청원 임원과 함께 다녀온 것"이라며 "모든 여행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했고, 카지노, 룸살롱 등의 유흥업소는 가지 않았으며 매립장에 관한 얘기도 일절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무척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납득할 수 있는 시민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인 신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오창의 폐기물 처리업체 임원과 필리핀을 다녀온 시기는 103억 원에 달하는 청주 제2매립장 건립 예산안을 처리할 제26회 시의회 임시회(4월 17∼27일) 개회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신 의원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설사 그의 말이 사실일지라도 '오얏나무 밑에서 갓 끈을 고쳐 맨 격'이라는 점에서 자성이 필요하다. 해외여행 비용을 누가 부담했든 청주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나돌던 업체 고위간부와 해당 지역구 시의원이 시의회의 예산안처리와 때맞춰 해외여행을 간 것은 매우 적절치 못했다.

이 와중에 청주시의회는 안팎으로 시끄럽다. 신 의원은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자유한국당)이 '제2매립장 예산을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업체 임원과 해외여행 갔던 내용을 폭로 하겠다'고 협박했다"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의 비리의혹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간의 진흙탕싸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모양새다. 안 위원장은 제2매립장 예산통과 문제를 떠나 동료 시의원의 비리의혹이 있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먼저 밝혔어야 했다. 또 이유자 의원(자유한국당)이 충북교총으로 부터 교육공로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해 청주시학교학부모연합회는 어제 "충북 교총은 비리 의혹이 있는 청주시의원 교육공로상 시상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 단체는 이 의원이 과거 학부모연합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바자회 수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공로상은 교육적인 공로가 인정되고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이 선정돼야 한다. 하지만 이 의원은 현재 비리의혹을 받고 있다. 충북교총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를리 없다. 이런 인물을 굳이 교육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 국민권익위가 작년 말 발표한 광역 및 기초의회 청렴도 조사결과는 우리 사회 엘리트 지도층의 부패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듯 하다. 사정당국은 신 의원의 외유 의혹을 수사해 사실여부를 명백히 가려주길 바란다. 또 충북교총은 회원들의 명예와 단체의 공신력을 위해 공로상 철회를 검토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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