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해의 섬이나 도시와 먼 마을에 가면, 꽃상여를 모셔놓는 곳과 전통적인 상여행렬을 볼 수 있었다. 논둑길을 건너고 산등성을 넘는 울긋불긋한 색상의 상여행렬의 모습과 멀어져가는 상여꾼들의 요령(搖鈴) 흔드는 소리와 노래 소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애상한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이 같은 상여소리가 청주시 수곡동에서 채집되었다. 운상가이다.
 상여소리는 중국의 문헌인 삼국지(三國志)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랜 옛날부터 행해져 온 것으로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다.
 상여소리에는 초혼(招魂)부터 회다지까지의 여러 절차가 있는데 수곡동의 운상가는 상여를 메고 가는 상여꾼(향도꾼, 향두꾼)들이 부르는 장송가(葬送歌)의 하나로서 지방에 따라 향도가, 행두가, 상여가, 요령잡이소리라고도 한다.
 운상가는 일반적으로 선창자가 상여 앞에 서서 요령(搖鈴)을 흔들며 구성지고 애처로운 목청으로 여러가지 내용의 노래를 선창하면 상여를 맨 상여꾼들이 그 뒤를 이어받아 노래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북을 치거나 농악을 하는 예도 있다.
 수곡동의 운상가의 선율은 삶에 대한 회한과 해탈ㆍ체념의 느낌이 겹겹이 베어나고 있다. 리듬은 3분박으로 걸음걸이의 빠르기에 맞추고 있다.
 후렴은 선창소리에 비하여 단순한 리듬으로 되어 있으며, 음을 끌어 올리거나 흘려 내리는 표현법을 강하게 사용하고 있다.
 선창자의 노래 사설은 대부분 정형적인 4 4조로 탄생에 대한 숭고함과 인간 삶에 대한 회한과 애착을 담고 있다.
 세상천지 만물중에 / 사람밖에 더있는가 / 이세상에 나온사람 / 누덕으로 나오셨나 / 석가여래 공덕으로 / 어머님전 살을타고 / 아버님전 뼈를타고 / 칠성님전 명을 타고/ 우리인생 죽어지면 / 움이돋나 싹이나나 / 움도싹도 아니나니 / 이노릇을 어찌하나
 이 사설은 불교 '회심곡´과 내용이 상당히 유사하다. 또한 요령(搖鈴)을 사용하는 것도 불교에서 온 것으로 볼 때, 상여소리는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하겠다.
 후렴의 사설은 에 헤헤 어야 / 에헤헤이 헤이하 별다른 뜻이 없이 감탄과 흥을 돋우기 위한 무의미한 사설이며, 아행 모음으로 되어 있다.
 상여소리의 선율은 음악적으로 상당히 완성도가 높아서 현대 창작음악이나 종군위안부의 죽음을 주제로 한 마당극 등의 테마선율로 사용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민의 삶의 철학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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