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갈린 성본산단 변경 찬성표 용단
생활터전 대신 지역발전 선택

조천희 음성군의원

[중부매일 최동일 기자] 음성지역 곳곳에서 산업단지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군의원이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는 대신 지역발전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음성군의회 조천희(67) 부의장은 지난 17일 의회에서 동의여부 표결이 진행된 성본산업단지 미분양용지 매입확약 변경 동의안(성본산단 변경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성본산단 변경안은 찬성 5표대 반대 3표로 가까스로 통과돼 그동안 의원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군의회에서 6개월여를 끌어오던 성본산단 문제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해 그는 표결 전부터 의회 내부에서 안전행정부의 답변서 및 주민소송 판결문을 근거로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찬성표를 던진 조 부의장의 속마음은 편치 않았다고 한다.

성본산단에 대한 찬성은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포기하는 것과 맥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조 부의장이 현재 살고 있는 집과 농토가 군에서 추진중인 인곡산업단지 부지에 포함돼 산단개발에 따른 개인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성본산단 찬성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인곡산단 조성사업은 얼마전 계획안이 충북도의회를 통과해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있어 아직은 선택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지역발전을 위해 성본산단에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조 부의장은 인곡산단을 받아들이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에서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자신의 심경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용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의장은 성본산단 의결 당일 저녁 휴대폰을 꺼놓고 인근 지역에서 부인과 식사를 하고 영화를 관람하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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