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 오는 7월까지 양귀비·대마, 아편 밀조자 '합동 특별단속'

양귀비와 꽃벌 / 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당나라 현종의 후궁이었던 양귀비처럼 아름다운 꽃이라고 붙여진 이름 '양귀비'.

양귀비는 농촌 상비약(?)

양귀비는 의료사각지대인 농촌 노인들이 일시적인 진통효과가 있어 상비약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양귀비꽃봉오리 속의 열매 유액을 말려 가공하면 아편과 모르핀, 헤로인 등 다양한 마약의 원료가 된다. 상습적으로 복용하면 중독되고 심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이어서 국내에서 재배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농촌의 일부 노인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여전히 양귀비를 '상비약'이나 '관상용'으로 기르는 경우가 있어 적발되고 있으며, 농촌 노인들을 마약 전과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실제 충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대장 오은수)는 지난 5월 22일 양귀비를 술에 담가 마신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A(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지인에게 얻은 양귀비 30여 주를 집에서 술로 담가 마신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평소 허리가 아팠는데 양귀비 술을 마시면 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가 마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자택에서 42ℓ의 양귀비 술이 담긴 병 10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양귀비 개화기와 대마 수확기를 맞아 오는 7월까지 양귀비·대마 특별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60~70대 이상 노인들이 대부분 적발...전과자 '전락'

집앞 화단에 심은 양귀비꽃 / 중부매일 DB

하지만 적발자 중 상당수가 농촌 노인들이었다. 충북지방경찰청이 지난해 마약사범 집중 단속으로 299명을 적발했는데 60~70대 이상 노인들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이 177명으로 60%를 차지했고 51세~60세 43명, 41~50세 45명을 달했다. 40세 이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중 양귀비 등 마약사범이 20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코카인·필로폰 등 향정신성과 대마 사범 순이었다. 단속에 적발된 농민들은 대부분 양귀비를 기르면 처벌받는지 몰랐다고 주장한다.

오은수 충북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단속 나가기 전에 한 달 정도 충분한 사전 홍보를 했나 막상 나가보면 양귀비를 키우는 노인분들이 많다"며 "한주라도 키워서는 안될 물건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지검-청주보건소'도 나섰다

이처럼 양귀비 때문에 전과자로 전락하는 노인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경찰과 행정당국의 실효성있는 계도와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청주지방검찰청과 청주보건소가 합동으로 6월 1일부터 9일까지 청주지역에서 양귀비·대마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합동 단속은 양귀비 개화기와 대마 수확기에 맞춰 진행되는 것으로, 마약류 공급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마약류 해악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다. 단속 일정은 상당·서원구 6월 1일부터 5일, 흥덕·청원구 6월 7일부터 9일까지다.

주요 단속 대상은 양귀비 밀경작 및 아편 밀조자, 밀매·투약자, 대마 밀경작·밀매자·사용자, 기타 마약류 관리사범 등이다.

특히 비닐하우스, 텃밭, 정원 등을 이용한 밀경작 우려 은폐장소에 대해서는 탐문 수사와 현장단속 등으로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다.

이철수 흥덕보건소장은 "이번 단속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불법 마약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마약류 남용 계층 확산을 미연에 방지해 시민 건강 증진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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