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결혼적령기인 20·30세대 절반 이상이 '결혼은 안 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조사결과가 나왔다. 혼인연령이 늦어지는 것은 시대적인 추세지만 결혼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청년층의 인식은 다소 충격적이다. 젊은이들의 이런 생각이 확산된다면 저출산 해법은 기대할 수 없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짓눌린 나라의 미래가 밝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해법이 절실하다.

엊그제 인크루트와 두잇서베이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청년층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드러냈다. 청년층들은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입장이 32%인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37%로 부정적인 입장이 높았다. 특히 '결혼을 하는 게 이득'(40%) 이라는 답변보다 '결혼을 안하는 게 이득'(52%)이라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사회인으로서 정착을 하지 못한 20대(57%)는 그렇다 치더라도 30대(48%)와 이들의 부모세대인 40대(38%)와 50대(33%)도 결혼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은 의외다.

이미 한국은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중 최하위다. 지난 3월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치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세계 224개국 중 220위였다. 이 정도면 초저출산국가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4곳뿐이다.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등 작은 섬나라인 대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시국가다. 한국의 출산율은 미국(1.87명), 북한(1.96명)은 물론 일본(1.41명)보다도 낮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아들·딸 구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족계획이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됐으나 이젠 젊은 부부가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구조로 변해 나라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차기정부에서 장기적인 출산장려대책이 없다면 출산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 틀림없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결혼해도 이득이 없다는 인식을 갖는다면 출산율은 높이기는 커 녕 유지하기도 힘들다.

성인이 되면 결혼을 당연시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젊은이들은 결혼도 유불리(有不利)를 따져서 한다. 과도한 집값, 워킹 맘의 애환, 비정규직의 설움, 높은 벽에 막힌 양질의 직장은 젊은이들의 결혼관을 이룰 수 없는 환상으로 바꾸어놓았다. 일본도 남성의 23%, 여성의 14%는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독신으로 살고 있다. 이 때문에 초고령사회 일본의 가장 큰 리스크는 '지진'이나 '해일'등 자연재해보다 '인구감소'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비정규직이 늘고 고용 불안이 계속되면서 결혼기피현상이 심화된 상황에서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것이다.

고용문제가 결혼기피의 해법이 될 수는 없겠지만 양질의 일자리만 확보된다면 결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청년층 일자리대책을 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정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단 1원의 예산도 반드시 일자리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결혼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젊은이들이 많아진다면 출산율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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