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3만6천톤 방류수를 농업용수로 재활용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 "하수처리장 방류수 덕분에 가뭄 걱정 잊고 농사 지은지 오래입니다"

천안시가 하수처리장에서 내보내는 방류수를 인근 농경지로 공급하면서 최악의 가뭄에도 처리장 주변 농민들은 가뭄 걱정 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

18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가뭄이 심각한 요즘 천안하수처리장과 성환하수처리장 등 두 곳에서 하루 평균 3만6천t 가량의 방류수를 210㏊의 농경지로 공급하고 있다.

천안시는 1단계 하수처리장이 들어선 1995년, 천안하수처리장 방류구로부터 용수 관로 4.1㎞를 인근 농경지로 연결해 농업용수를 공급해 왔다. 2009년에는 천안하수처리장에서 천안천과 원성천 상류까지 역펌핑용 지하관로 11㎞를 연결했다.

이 관로를 통해 역 펌핑된 방류수는 평상시에는 천안천과 원성천의 유지용수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 하천유지용수는 가뭄이 들어 천안도심에서 멀지 않은 들판의 농경지에 물이 부족하면 즉각 농업용수로 전환된다.

천안시는 하수처리장 인근 논밭에 물이 부족하면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농경지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천에 보를 설치하고 농경지로 연결하는 관개수로를 만들어 놓았다.

아파트 단지 등 주택가에서 배출된 하수는 차집관로를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모아지고 여기에서 정수과정을 거친 방류수가 하천유지수와 농업용수로 재활용되는 것이다.

천안하수처리장에서 용곡동과 신방동 눈들 일대 농경지 140㏊로 공급되는 농업용수는 하루 3만6천t 가량이다. 2만t은 하수처리장에서 인근 농경지로 곧바로 공급되고 1만6천t은 40마력의 대형 펌프 2대를 가동해 천안천과 원성천 상류로 끌어올려져 하천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관개수로를 통해 농경지로 공급된다.

성환읍에 위치한 성환하수처리장 방류수도 가뭄극복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 처리장에서는 모내기철을 맞아 하루 평균 1만t 가량의 방류수와 펌핑수가 70㏊의 농경지로 공급되고 있다. 덕분에 성환읍 복모리, 신가리, 어룡리 일대 농민들은 사계절 가뭄걱정 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농민들에게는 가뭄걱정을 도시민에게는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을 갖게 해 주는 일석이조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호수공원으로 유명한 천호지가 사시사철 평균 저수율을 80%이상 유지하고 있는 것도 역펌핑한 처리수 덕분이다. 모내기철이나 가뭄이 들면 자주 바닥을 드러내 흉물스럽던 천호지는 2009년이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영한(53·천안시 용곡동)씨는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없었다면 지하수까지 고갈된 이 가뭄에 모내기조차 힘들었을 것"이라며 "하수처리장이 하천 생태계를 살리고 들판을 살찌우는 새로운 물순환 체계를 만들면서 물 걱정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영 시장은 "물부족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하고 있다"며 "한방울의 물도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누수 줄이기에 매진하며 물을 재활용하는 시책개발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