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김병우 교육감 / 중부매일 DB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내사람 챙기기'식 코드·보은 인사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충북교원단체연합회(교총)와 충북교육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교장공모제의 입법취지에 맞는 공정한 인사를 촉구하며 여론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7월 예정된 10개 학교 교장공모 시행을 앞두고 교육계의 갈등과 대립이 더욱 심각해 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총은 "내부형 공모나 개방형 공모는 특정 교원단체 출신을 위한 코드·보은 인사로 인사철마다 세간의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는 학교 관리자 능력과 인성을 가볍게 여기고 교직사회 분열과 냉소적 교직생활화 등을 간과한 요식행위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며 이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협도 "도민이 부여한 교육감의 인사권한은 학생과 학교, 그리고 교육이 우선되어야 마땅한 것이지 교육감이 소속된 특정단체에 대한 보은성 인사 또는 묻지마식 인사는 도민과 학부모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김 교육감의 인사원칙에 대해 이들 단체의 불신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교원인사 때마다 불거지는 김 교육감의 코드·보은인사 논란은 새삼스럽지 않다. 김 교육감이 '특채'와 '교장공모제 시행'을 앞세워 이전 교육감들과 다른 인사스타일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민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유능한 인물을 특채로 발탁해 매너리즘에 빠진 교육현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호의적인 시각도 있다. 교육개혁을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실력과 리더십을 갖춘 평교사도 법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교장이나 장학관에 발탁하는 등 인사부터 달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의 인사원칙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은 인재발탁이 아니라 '정실(情實)인사'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의 측근이거나 특정단체에 소속된 인물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듯이 교장^교감급으로 수직상승한다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특히 개방형 공모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교장 자격증 소지 여부나 연공서열보다 능력중심의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지만 코드인사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다면 얘긴 다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인사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잘못된 인사는 조직의 갈등을 조장하고 직업적인 소명의식을 갖고 열정적으로 교단에 선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다. 교사가 장학관으로 승진하려면 최소 14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장학사 전문직전형시험 합격과 교장연수는 기본이다. 교사가 이 같은 스펙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원만한 처신이 뒷받침돼도 승진이 힘든데 코드·보은 인사에 막혀 승진대상에서 누락된다면 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4월엔 교감연수 대상자에 최하위 성적을 받은 교사가 포함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 교육감이 더 이상 정실 인사', '코드 인사', '무원칙 인사'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내달에 실시되는 10개 학교 교장공모에 이전과 다른 인사원칙을 보여야 한다. 포용과 상생은 교육에도 필요하다. 김 교육감이 편협한 불통인사가 아닌 '소통인사'로 충북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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