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초점] '재량'이냐 '특혜'냐 시끄러운 충북교육계
특별채용·공모교장제 등 측근들만 혜택 지적
교총 "말 뿐인 기회균등···그들만의 이택상주"
김 교육감 "인사 재량권 내에서 공정하게 가동"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민선6기 4년에 접어든 충북교육이 '코드인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 2014년 당선소감을 통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임 후 3년간 김 교육감이 인사를 통해 보여준 '마이웨이식 행보'가 계속되면서 교육단체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충북교총은 "김 교육감이 연초에 서로 합심하고 협력해 '함께 행복한 충북교육'을 이루자며 이택상주(麗澤相注)를 사자성어로 정했는데 인사 스타일을 보니 그들만의 소통으로 열심히 일한 직원들을 소외시키는 등 교직사회를 분열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논란을 불러 일으킨 김 교육감의 첫 특별채용은 지난 2015년 전문분야 장학사를 뽑은데서 비롯된다.

당시 채용된 전문분야 장학사 7명 중 4명은 관련성 없는 부서에 배치돼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지난해에도 특별 채용된 전문분야 장학사 8명 중 4명도 마찬가지였다.

그런가 하면 올해는 평교사에서 교감을 뛰어넘어 교장급인 장학관으로 초고속 신분상승이 가능한 특별채용의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특채를 앞두고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학관·교육연구관에는 어김없이 김 교육감의 측근인사가 선발됐다. 이 중 교육연구관 임용후보자는 김 교육감이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교사다. 그는 이번 전문직 특채를 통해 평교사에서 교장급으로 초고속 승진이란 엄청난 혜택을 본 꼴이 됐다.

장학관 임용후보자 역시 인수위에서 일했다. 이 인사는 2015년에 단행된 특채를 통해 교사에서 일반직으로 전직했다. 이를 통해 흔히들 공직에서 '하늘의 별따기'로 불리우는 4급 서기관으로 단번에 신분이 상승됐다. 해당 서기관은 이번 전문직 선발을 통해 교육행정직에서 장학관으로 다시 전직해 정년을 60세에서 63세로 보장받게 됐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 중부매일 DB

김 교육감의 인사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선학교 교장 공모제 때마다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김 교육감의 보좌관 등 측근 임명과 교장자격 논란, 그리고 특정 교원단체 출신인사의 대거 포진 등 수년간 이뤄진 공모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공모 경쟁률까지 하락, 나눠먹기식 인사가 아니냐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 속에 역량과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모시겠다는 당초 취지가 변질된게 아니냐는 교육계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도내 초등 6곳과 중등 4곳에서 학교장 공모가 진행 중인데 방식은 내부형(6곳), 내부 개방형(1곳), 초빙형(2곳), 외부 개방형(1곳) 등이다. 능력중심의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취지에서 평교사도 도전 가능한 개방형 공모제가 자칫 코드인사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최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코드 인사 논란에 대해 "현재 교육감이 가진 인사 재량권 범위 내에서 공정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확장된 인재를 폭넓게 쓰고 있다고 칭찬받을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사를 할 때 그 사람의 출신이나 학교, 가입단체 이력 등을 전혀 고려한 적이 없다"며 "지금의 논란은 과거 전교조와 같은 특정단체를 배제해 오던 교육계의 관행에서 빚어진 논리의 연장으로 생각하며 일각의 편견이 안타깝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감 재량으로 임의 인사를 단행한 것은 취임 초 별정직 밖에 없다"며 "인사를 하는 데 공공의 이익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충북교육의 비전과 사명감을 이해하고 업무를 수행해 나갈 의지가 있느냐가 판단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충북교총 관계자는 "교육현장에서는 교육감 한 사람을 보고 일하지 않는다. 충북교육을 보고 일한다"며 "교육감이 바뀌고 코드에 맞는 사람을 기용했다고 충북교육이 확 바뀌지는 않는다. 교육은 급회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문분야의 경우 1년 전부터 공고한 것도 아니고 5월에 공고해서 6월에 시험을 보는데 누가 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교사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하는데, 말로만 기회균등이지 기회박탈이자 평등권을 빼앗는 허울뿐인 공개모집"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교육단체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마이웨이로 가고 있다"며 "김 교육감은 연초에 협력·소통을 위해 이택상주(麗澤相注)를 표방 했는데 그들만의 소통이 아닌 충북교육가족 모두가 소통하는 이택상주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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