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주형식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한다. 그런데 선택을 한다는 것은 다른 여러 가지를 포기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A(독서, 만족감 40/100), B(TV시청, 만족감 30/100), C(낮잠자기, 만족감 10/100), D(산책하기, 만족감 20/100)이라고 할 때 합리적인 선택은 A이다. 그럼 기회비용이란 무엇일까? 기회가 있다면 선택할 수 있는 중에서 가장 만족감이 큰 것으로, 예시에서는 B인 TV시청이다. 합리적인 선택이란 선택한 것이 다른 모든 기회비용보다 큰 경우이다. '선택과 기회비용'에 관한 문제는 대입 수능고사에 출제되기도 했다.

어쨌거나 오늘은 고대 중국의 진나라 승상(오늘 날의 국무총리)이었던 이사(李斯)의 선택을 살펴보려고 한다.

결코 죽지 않기 위해서 우리 한반도에까지 선남선녀들을 보내 불노초(늙지 않게 하는 풀)를 구하게 했던, 진나라 시황제는 즉위 37년이 되는 기원전 210년에 중국 동쪽 연안지역으로 순시를 나갔다가 돌아오는 도중에 사구궁에서 중병에 걸려 죽었다. 도대체 진시황이 왜 죽었을까? 병사를 했다는 주장과, 황제의 옥새와 거마를 관리하던 환관 조고의 소행이라는 주장 등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진시황은 죽기 전에 첫째 왕자 부소를 왕으로 봉한다는 명을 내렸으나, 당시 궁궐을 지키고 있던 부소의 강직함을 미워한 환관 조고는 왕의 유언을 자기 나름대로 조작하여 "부소는 불효하니 스스로 자진해서 죽게하고, 둘째 왕자 호해를 왕으로 한다"는 거짓 조서를 발표했다. 이어 책략가인 이사를 몽염 장군과 비교해가며 열등감에 빠지게 몰아붙였다. 이사는 결국 조고와 같은 편이 되기로 자신의 태도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사를 위험시한 조고에 의해 그는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역사서를 보면 조고가 이사를 열렬히 미워한 나머지, 왕이 궁녀 등과 놀고 있을 때를 골라 "지금 왕께서는 한가하시니 입궐해도 좋다"고 거짓 통보를 하여 왕(호해)으로부터 수 차례 미움을 받게했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는데 일등공신이었던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둘째 아들과 함께 허리가 잘려 죽었다. 법가(法家)의 대표가로서 지혜가 출중했던 그는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조고와 한 편이 되기로 선택한, 이사의 기회비용은 너무나 처참했다. 그럼 조고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조고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다. 그는 도적을 잡는다는 핑계로 군대를 데리고 왕의 궁궐로 쳐들어가서 자기가 옹립한 호해를 자살하게 했다. 그 당시는 유방과 항우 등이 반란을 일으켜서 나라 상황이 흉흉한 때였다. 그런데 조고에 의해 새로 왕이 된 자영(진시황의 손자)은 오히려 조고 본인 및 삼족을 죽게 했다. 말 그대로 서로 물고 물리던 진나라는, 수도인 함양까지 쳐들어온 유방에게 항복을 했고 진나라의 역사는 거기까지였다.

▶ NIE적용

#1. 가정(假定) : 역사를 논할 때 '만약 ~했다면(이었더라면)'이라는 말은 허무한 말이지만 그래도 생각해본다면 첫째, 큰 아들인 호해가 위조편지를 받은 후 자살하지 않고 진시황의 유언에 대해 진실여부를 따져보았다면? 둘째, 이사 등이 그답게 지혜와 군사력을 동원하여 위조편지를 조사하고 조고를 심문했다면? 즉 평상시와 다른 조고의 수상한 태도를 눈치챘다면?(진시황의 시체 냄새를 은폐하기 위해 썩은 생선수레 끌기, 이사를 향해 몽염 장군보다 못하다는 질책 등)

#2. 직위가 높고 큰 권력을 잡은 자가 개인적인 이익에만 몰두한다면 국가와 국민이 비탄에 빠진다는 역사적 교훈 등을 역사적 사례에서 찾아보자.

#3. 무엇인가 선택할 때는 이 선택으로 인해 생기는 기회비용을 따져보자. 결국 합리적인 선택이란 포기하는 것(기회비용)보다 선택한 것의 효과가 더 큰 경우이다. 인생은 어차피 무수히 많은 선택의 행위기 아니던가! #4. 드라마 속 '도깨비'의 간신 박중헌과 역사 속 '진'나라의 간신 조고를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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