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앞두고 식당가 명암…'개고기를 먹는다'는 인식 변화 직격탄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폭염이 찾아온 초복을 하루 앞 둔 11일 청주의 한 염소탕 전문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양식을 먹기 위해 몰리면서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일 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초복'을 하루 앞둔 11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염소탕 전문점은 점심시간이 아직 멀었지만 벌써부터 몰려드는 손님들의 음식준비로 분주하다. 조리실에 쌓여있는 뚝배기의 양이 얼마나 많은 손님이 오고가는지를 가늠케 했다.

이곳은 청주시내에서도 예약을 하지 않고는 식사를 할 수 없다고 소문난 맛집이다. '농장직영'으로 흑염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곳은 점심시간이 되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때문에 10여 년째 이곳에서 염소탕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문창희씨도 이맘때면 음식 준비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문씨는 '매일 당일 쓸 양만 삶는다'는 운영철칙을 정해 영업중이다. 복날 사람들이 몰릴 것을 우려해 재료준비를 더 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문창희씨는 "여름보양식으로 흑염소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손님들에게 최상의 품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선 하루 정해진 양의 재료를 다듬어 제공해야하는데 복날을 맞아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예상돼 재료준비를 더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복날을 앞두고 분주한 곳은 비단 이 곳 뿐 만이 아니었다.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삼계탕 전문점도 식사시간 손님이 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예약손님이었지만 예약을 하지 못한 손님들은 음식이 나오기까지 수 십 분씩 기다리기 일쑤였다.

10여 년째 이곳에서 삼계탕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 AI의 여파때에 비해 올해 초복은 준수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AI의 여파로 닭값과 부속 재료값이 일부 올랐지만 여전히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에 꼽히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계탕 전문점 최희숙 사장은 "경기불황의 여파로 예년만치는 못하지만 분명 복날 특수는 있다"며 "AI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지만 올해 다시 손님들이 찾으며 복날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복날의 왕으로 불렸던 보신탕은 이미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보신탕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일부에 불과했다.

때문에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서 16년째 보신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의 시름도 깊어만 갔다. A씨 또한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줄면서 계절별로 다양한 보양식을 제공하는 사철 보양식당으로 탈바꿈 했다.

A씨는 "원래 복날이면 보신탕을 찾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는데 수 년전부터 보신탕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줄기 시작했다"며 "그나마 60·70대 어르신들이 보신탕을 찾고 있지만 20·30대부터 40·50대 중장년층은 발길이 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개고기를 먹는다'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드려지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고 있는 것 같아 사철 보양식당으로 탈바꿈 하는 등 생존을 위해 변화를 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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