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달리는 시한폭탄 '대형버스·화물차'
고속道 졸음운전 대형사고 우려...치사율 높아
난폭·보복운전도 '도로 위 흉기'로 불릴 만큼 위험

12일 새벽 0시 30분께 옥천군 옥천읍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262㎞ 지점에서 A(62)씨가 몰던 4.5t 화물차량이 앞서가던 트레일러를 들이 받는 등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중부매일 이민우·송휘헌 기자] 해마다 음주·난폭·졸음운전으로 수백명이 사망하는 등 교통사고 피해가 갈수록 커가고 있다.

경찰·교통당국의 단속과 계도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운전행태로 인한 대형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도로위의 달리는 시한폭탄' '달리는 살인흉기'로 불리는 음주·난폭·졸음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대형버스의 교통안전 문제에 관한 일반의 지적사항 중에는 혼잡한 도로에서의 급차로 변경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버스의 큰 덩치와 운행 시의 위압감, 만약의 접촉사고 시 타 차량이 입게 될 피해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지적은 당연하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고속도로 추돌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졸음운전 역시 순간의 실수로 대형 참사를 유발할 수 있어 교통안전 분야의 '숨은 살인자'로 불린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졸음운전 사고는 2013년 2천512건에서 2014년 2천426건으로 감소했다가 2015년 2천701건으로 다시 늘었다.

사망자는 2013년 121명에서 2014년 130명, 2015년 108명이었고, 부상자는 2013년 4천952명, 2014년 4천679명, 2015년 5천525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치사율이 높다.

교통전문가들은 시속 100㎞로 달리는 차 안에서 2초만 졸아도 자동차는 50m 이상 진행해 아찔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2일 새벽 0시 30분께 옥천군 옥천읍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262㎞ 지점에서 A(62)씨가 몰던 4.5t 화물차량이 앞서가던 트레일러를 들이 받는 등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2013∼2015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는 660건이었다. 사망자는 93명으로, 치사율은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1만1천309건, 812명 사망) 7.2%의 배 가까운 14.1%를 보였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졸음운전은 음주 운전만큼이나 운전능력을 떨어뜨려 치사율이 높다"면서 "특히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화물차 졸음운전으로 인한 치사율은 전체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보다 훨씬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검찰·경찰이 적극 처벌 의지를 보이는 난폭·보복운전도 '도로 위 흉기'로 불릴 만큼 위험한 운전 행태다.

도로교통법상 난폭운전은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 과속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 ▶ 진로변경 방법 위반 ▶급제동 ▶앞지르기 방법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 소음발생 등 9가지 위반행위 중 둘 이상을 연달아 하거나 한 가지를 지속·반복하는 경우를 말한다.

많은 사상자를 내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지만, 교통 상황에 따라 언제든 큰 사고를 유발할 소지가 다분하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과 졸음운전, 난폭·보복운전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끼치는 범죄행위"라며 "단속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이런 운전 행태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도 고속버스 졸음운전 사고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현장 실태 파악에 나선다. 버스 운전사에게 최소한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2월부터 시행됐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 나들목 인근에서 광역버스와 승용차의 7중 추돌사고로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도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 때문으로 밝혀졌다. 또한 12일 새벽 0시 30분께 옥천군 옥천읍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262㎞ 지점에서 A(62)씨가 몰던 4.5t 화물차량이 앞서가던 트레일러를 들이 받는 등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가 숨지고 트레일러 운전자 B(46)씨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