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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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를 1년여 정도 앞둔 이맘 때부터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치단체장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 출마예상자들의 잰걸음이 시작되는 시기다. 이들은 각종 행사장마다 빠짐없이 찾아 다니고 한동안 소홀히 했던 모임에도 자주 얼굴을 내민다.

각 자치단체마다 전시성행정과 선심성행정도 크게 늘어난다. 출마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유권자들을 만날 때마다 "도와주면 잊지 않겠다. 당선되면 정말 잘해보겠다"는 말을 버릇처럼 입에 달고 다닌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현혹시키는 공약이나 지역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겠다는 거창한 프로젝트 공약도 내놓는다. 많은 유권자들은 여러 차례의 경험을 통해 이들의 약속이 "시집 안가겠다"는 노처녀의 말보다 더한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선거 때가 되면 매 번 이들에게 속고 후회하기를 되풀이하는 것도 바로 유권자들이다. 출마자나 유권자들이 이같은 상황에 오랜 기간 무뎌지고 익숙해지다 보니 이런 현상이 악순환처럼 반복되는 것이다. 중앙정치건 지방정치건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이 필수로 갖춰야 할 자세는 자기희생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지도자는 주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정치는 바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헌신과 봉사인 것이다.

이런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겠다는 사람들이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정도의 자세조차 돼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예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않는 것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옳은 선택이다. 최근 특정업체에 관급공사 일감을 몰아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충주시의회 의원이나 관급공사 자재납품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제천시의회 의원이나 자기희생 보다는 자기욕심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들 뿐 아니라 그동안 각종 비리에 연류돼 망신살을 사고 옷을 벗은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이들도 역시 선거에 출마하면서 '머슴'이니 '일꾼'이니 외치면서 유권자들의 충복임을 자청했던 사람들이다. 당선이 된 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기욕심을 챙기기에 급급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근본적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자세인 자기희생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선거 전과 후가 급격히 달라지는 정치인들의 이같은 행태는 정치에 대한 이미지마저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정치인들의 비리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사회를 통제하고 조정하는 정치행위 자체가 불신을 받는다면 그 사회는 정상적으로 가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하고 그들을 골라내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이제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가 됐다.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기자

유권자들은 선거가 닥칠 때만 바빠지는 선거꾼을 원하지 않는다. 주민들을 위해 평소에도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을 원한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굳이 따로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평소에 보여준 행위 자체가 유권자들의 판단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선거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는 일이다. 선거 당선만이 최종 목표인 사람들은 선거꾼에 불과하다. 사회에 대한 봉사와 자기희생의 자세를 가진 사람들만이 진정한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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