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설물 피해만 파악…피해 학생들 씻지도 못하고 등교
도교육청, 뒤늦게 지원 방안 마련 등 수해 복구 신속 추진 밝혀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청주 운호고등학교 운동장 모습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충북도교육청이 수해 학생 파악과 지원에 늑장을 부려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물난리가 시작된 16일부터 18일 오전까지 파악한 피해상황은 교육시설뿐이었다.

도내 각급 학교의 교실·운동장·급식실 침수 등의 피해를 봤다는 게 파악한 내용의 전부다.

전기와 수도가 끊겨 씻지도 못하고, 아침을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해결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적잖은데도 도교육청은 수해를 당해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학생이 몇 명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물론이고 도내 10개 교육지원청, 일선 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설물 말고는 학생 피해는 집계하지 않았다.

하천 범람으로 피해를 본 한 초등학생은 "씻지 못하는 게 제일 불편해요. 아침·저녁은 거의 컵라면으로 해결한다"며 "학교에서 지원되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학생 피해 현황을 모르니 또렷한 지원책도 못내놓고 있다.

학교 급식소를 활용해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피해 학생을 배려할 수도 있지만, 이런 학교는 찾아보기 힘들다.

관련 업무 부서에는 폭우 피해 학생을 지원·관리하는 매뉴얼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비난이 일자 뒤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학생 지원 방안 마련 등 수해 복구를 신속 추진하게다고 밝혔다.

18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교육시설에 대한 피해를 잠정 집계한 결과 35개 학교와 직속기관 2곳, 폐교 4곳 등 41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 보도자료에는 피해학생이 몇 명인지 등 현황파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도교육청은 수해 2일차인 17일 교육부, 교육시설재난공제회와 학교시설의 신속한 복구를 협의했으며, 김병우 교육감도 이날 피해 학교인 중앙여고와 운천초를 방문했다. 교육청 직원 40명은 19일 청주시내 피해복구에 동참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와 산하기관에 수해복구 지원에 적극 협조하거나 동참할 것을 지시했다"며 "피해 학생들의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교복비 지원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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