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보험 미가입시 보상 못받고 기록 안남아 불법매매 가능성

지난 16일 청주에 내린 폭우로 침수차량이 급증하면서 피해 운전자들의 보상관련 문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주 밀레니엄 타운 주차장 및 공터에 침수차량 1천여 대에 대한 보상심사가 진행되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충청권에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대전, 세종, 청주, 증평 등 각 하천변에 조성한 침수 주차차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청주, 천안 등 일부지역의 경우 수천대의 침수차량을 대상으로 중고차 딜러들이 헐값에 차량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상 주차장 침수차량 갈수록 늘어

충청지역에 쏟아진 폭우의 여파로 침수차량이 다수 발생하면서 이와 관련된 불법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침수차량은 보험을 통한 보상처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침수 기록이 남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신동빈

세종시와 청주시, 증평군 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1천여 대의 차량이 침수 피해를 봤다.

이들 침수 차량은 자기차량손해보험(공제)을 통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이다.이 가운데서도 일반 승용차보다 자차보험 가입률이 낮은 화물차·건설중장비와 대형버스는 차주나 소유주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데 있다.

비 피해가 심한 청주시와 증평군은 각각 무심천과 보강천에 하상주차장을 조성해 유료(청주시) 또는 무료(증평군)로 개방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15~16일 폭우가 쏟아지자 차량 소유자에게 연락해 이동 주차하거나 견인 조처해 하상주차장 차량 침수 피해를 막았다.

하지만 증평군은 기상 예보와 달리 22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대응이 늦어져 보강천 하상주차장에 주차된 57대의 차량이 침수 피해를 봤다.

승용차 위주의 유료 주차시설인 무심천 하상주차장과 달리 보강천 하상주차장은 대부분 화물차와 버스 등 대형차량의 피해가 컸다.

이들 대형차량은 보험료 부담으로 차주 등이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다.증평군은 현재 파악한 화물차 44대에 대해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공제조합에 공제보험 가입 여부를 의뢰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3시40분께 세종시 전의면 한 천변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량 10여 대가 침수돼 견인차량을 통해 이동 조치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침수차, 자기차량손해 가입하면 '보상'

이처럼 해마다 여름철이면 집중호우로 인한 자동차 침수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침수차량은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이하 자차보험)를 가입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강변 및 천변의 주차장이나 지하 주차장 등에 침수된 자동차를 구하려고 인명피해의 위험을 감수해가며 무리하게 뛰어들 필요까지는 없다.

도로 운행 중 차가 침수된 경우도 보상받을 수 있다. 이 역시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를 가입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 또한 도로가 무너진 곳이나 개울에서 급류를 만나 차를 움직일 수 없다면 그대로 둔 채로 피신하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된 자기차량손해는 보험기간 도중에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추가 보험료는 추가로 가입하는 날부터 보험만기일까지만 계산해 납입하면 된다.

중고딜러, 자차보험 미가입 피해차 매입 '기승'

충청지역에 쏟아진 폭우의 여파로 침수차량이 다수 발생하면서 이와 관련된 불법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침수차량은 보험을 통한 보상처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침수 기록이 남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신동빈

특히 이번 폭우로 수천대의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은 가운데 일부 중고차 딜러들이 헐값에 침수차량을 매입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욱이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에 가입하지 않은 침수차량 상당수가 일반차량으로 둔갑해 수도권과 전국을 중심으로 유통될 것으로 추정된다. 침수차량의 경우 차보험 미가입 차량은 자부담으로 차량을 수리해야 해 손보사의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들 자차보험 미가입 차량 상당수는 싼값에 중고차 시장에 흘러들어 간 뒤 정상 차량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청주지역 도심가나 자동차 블러그 등에서 침수차량을 높은 가격으로 매입한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고차 업계 관계자들 역시 침수피해 복구가 완료되면 전국의 중고차 딜러들이 침수 피해 지역을 찾아 침수차량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침수 차량 여부를 구별하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지만, 일반인이 이 같은 방법으로 침수 사실을 모두 확인하기는 어려워 정상 차량으로 둔갑한 침수 차량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번 폭우로 침수된 차량이 침수 사실을 숨기고 허위로 중고차 시장에 유통되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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