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학철 충북도의원 / 중부매일 DB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속담이 있다. 못된 사람 하나가 온 사회를 어지럽힌다는 말이다.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충북도의원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그는 청주를 비롯 충북 중부지역이 유례없는 수해로 피해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관광성 유럽 연수에 나서 비난을 받은데 이어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하는 민심을 겨냥 '국민은 레밍'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국민들을 극단적으로 비하했다. 레밍(lemming)이라는 생소한 동물을 아는 사람들에겐 충격적으로 들릴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는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레밍은 쥐과 포유류로 집단을 이루고 우두머리를 따라 무조건 달리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국민을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쥐떼'로 표현한 것이다. 김 의원은 또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며 관광성 해외연수에 대한 비난 여론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정당공천을 받아 당선돼 지방의원으로 활동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를 미천(微賤)하게 바라보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사리분별력도 갖추지 못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22년 만에 청주를 '수중도시'로 만들고 진천, 괴산, 증평등 도내 중부권이 '물난리'를 겪은 이틀 뒤 지자체 예산으로 같은당 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과 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과 함께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연수를 떠났다. 이 때문에 비난여론이 쇄도해 도의회가 조기귀국을 권유하자 "이대로 돌아가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라며 한동안 버티었다고 한다. 지방의원으로서 자질을 떠나 자연인으로서 인격이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김 의원의 일탈행위는 이번뿐만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충북 태극기집회 찬조연설에서 "우리나라에 광우병보다 더한 광견병이 떠돌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와 언론, 법조계에 미친 광견병들이 떠돌고 있다. 사람에 위해를 가하는 미친개들은 사살해야한다"고 살벌하고 극단적인 입장을 밝혀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자신과 다른 소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예 짐승취급을 하는 편협한 사고를 보인 것이다.

김 의원의 잇따른 폭언과 국민비하 발언에 자유한국당과 충북도의회도 상당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상식이하의 행태에 거친 입을 갖춘 인물을 공천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것은 당연하다. 또 충북도의회 윤리특위는 김의원의 '미친개 사살 '발언에도 불구하고 발언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며 징계를 하지 않았다. 윤리특위에서도 제동을 걸지 않다보니 더욱 심한 폭언이 나온 것이다. 이래서 도의원들이 '초록은 동색'이라며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다. 김 의원 징계를 거론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선택이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이 혁신의지가 있다면 국민적인 공분(公憤)을 사고 있는 김 의원을 읍참마속의 마음으로 출당조치를 해야 한다. 또 김 의원은 이번 기회에 의원직을 사퇴하고 진심으로 자성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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