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지난 16일부터 청주시내에 내린 폭우로 청주 명암저수지 일대가 주변에서 유입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서 서식하는 오리가족이 부유물로 가득 찬 저수지를 거닐고 있다./신동빈

연일 이어지는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산사태가 일어나고 빗길 교통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계속되는 비는 땅속에 스며들 대로 스며든 상태다. 더 내리는 비는 그대로 홍수로 이어지게 된다. 흙탕물을 이루며 강으로 흘러가는 물에는 수많은 부유물들이 넘치고 넘친다. 이런 부유물은 바다로 흘러가게 되지만 댐을 거치게 되는 경우는 댐에 가로막혀 산더미를 이루게 되고 뉴스로 전해지는 대청댐이나 충주호 화면은 수면이 아닌 쓰레기장을 보는듯했다. 쓰레기 종류는 나무와 갈대 같은 식물류부터 플라스틱 용기, 스티로폼, 타이어에 이르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대부분이다.

이런 쓰레기는 바다로 나가 해류를 따라 멀리 퍼져 나가기도 한다. 서해안의 섬들이 중국에서 황해로 유입되어 떠밀려 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뉴스를 지난해에도 들을 수 있었다. 또 북한지역, 특히 지난해 두만강 유역에 내린 살인적인 늦장마로 많은 피해를 내며 동해 바다로 유입된 폐목재와 생활 쓰레기들도 강릉까지 떠내려 왔다. 이는 어민들의 조업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그물을 망가트리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는 바람에 생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렇듯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류를 따라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유 쓰레기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데 많게는 한 개의 댐에 10억여 원 이상이 한 해에 투입되기도 하며 댐 이외에서도 홍수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은 실로 막대하다. 저수용량 300만 톤 이상인 댐이나 저수지가 1만 8천개 이상이라고 하니 그 처리비용 또한 엄청날 것이다. 서천군은 금강 상류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떠내려 온 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미처 수거하지 못한 쓰레기는 먼 바다로 이동하며 해양 오염을 유발한다며 걱정이다. 서천군의 올 해양쓰레기 처리 사업비는 8억여 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나마 식물성 부유물은 시간을 두고 썩어가지만 분해되는데 수백 년 이상이 걸린다는 고분자 화합물인 플라스틱은 잘게 쪼개지며 연안 바다로 떠내려가게 되고 대양으로까지 흘러들게 된다. 이렇게 생성되는 플라스틱 조각은 독성물질과 결합하게 되고 이를 작은 물고기들이 먹은 뒤 바다의 먹이 사슬에 따라 결국 최종적으로 인간의 입속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홍수에 유입되는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환경보호와 평화증진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 단체인 그린피스는 강조하고 있다.

바다는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는 바탕이며 생명체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린피스는 기후변화, 해산물 남획과 함께 바다가 맞닥뜨린 대표적인 위험이 플라스틱 오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의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800만 톤 이상이라고 하니 실로 엄청난 양이다. 사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것 아닌가. 식료품 포장재로부터 의류, 자동차 부품 등 화장품 같은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우리 해변의 플라스틱 오염도가 일본, 브라질, 미국 등의 해변보다도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결국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게 되고 그 피해는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썩지 않는 쓰레기인 플라스틱의 사용을 멈출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으로 해야 하고 사용 후 처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면밀한 수거대책이 세워지고 시행되어야 한다.

류연국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문재인 정부가 외치는 탈원전 정책이 국민의 안전과 건강한 생활을 보장하려는 정책이라면 바다로 흘러드는 쓰레기,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는 대책 또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생각없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우리의 식탁의 해산물 요리로 우리의 입속으로 들어가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한다. 강으로 내몰린 수많은 플라스틱 용기를 보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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