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인 대덕대학교 총장 취임 1주년

김상인 대덕대학교 총장

[중부매일 이종순 기자] 김상인 대덕대학교 총장은 1일, 개교 이래 첫 공모 총장으로서, 내홍을 겪는 대학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할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지 1년이 됐다. 그동안 학교의 내부적 내홍 수습과 경쟁력 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을 토로했다.

김 총장은 내부 갈등 해소와 대학 경쟁력의 회복 및 강화에 주력한 결과 대학기관평가 인증, 정부재정지원 링크+사업 선정으로 굵직한 성과를 내놓았다.

아울러 전국에서 손꼽히는 여러 성적표를 보여주면서 대학이 새롭게 발전하며 도약하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김 총장은 대전·세종지역 5개 전문대학의 MOU 결성에 적극 참여하며 적자생존의 논리가 아니라 운명공동체로서 지역대학을 경영하자는 아젠더를 던져 호응을 얻기도 했다.

취임 후 1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김 총장이 대학경영에서 보여준 소통의 리더십, 희망의 리더십을 직접 들어본다.(편집자 주)

▶2016년 8월 1일자로 부임해서 다음 달이면 1주년을 맞는다. 내홍을 겪고 있는 사립대학의 총장으로 청빙되어, 그간 짧은 기간이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감은?

-대덕대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개교 이래 처음으로 공모해 총장을 초빙한 만큼 대학 구성원들의 기대가 컸고,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1년 전 총장으로 선임됐을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이 ‘과연 이 대학에서 총장의 역할이 무엇인가?’였다. 제 생각으로 이상적인 총장은, 세상의 변화를 먼저 읽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세상을 조망할 수 있는 거시적인 안목과 함께 주변의 의견을 먼저 듣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 대학구성원들이 신임 총장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취임 당시 대학 구성원들이 총장에게 기대하는 것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교직원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대학경영에 반영해 달라는 것이 첫 번째 바램이었다. 둘째는 학교와 조직원간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그간의 갈등과 내홍으로 생긴 상처를 치유키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부임 후 첫 3개월 동안 교수들과 직원들은 물론 운전기사, 파견직 청소 근로자등 비정규직원들까지 모두 만나서 의견은 물론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어느 조직, 어느 기관에서나 신뢰관계는 가장 중요한 근간이다. 직원들의 건의를 받고 출퇴근을 관리하는 지문인식기를 없앴다. 교수들의 방학 중 연가 사용제도도 폐지하고 방학시간의 활용은 전적으로 교수들 자율에 맡겼다. 교직원들을 신뢰하고 최대한의 자율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교육의 생산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고 확신키에 취한 조치이다. 대학에 오기 전, 정부에서 소청심사위원장 직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갈등을 조정해본 경험이 많다. 조정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관계에 있는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경청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중재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구성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그동안 쌓였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소통과 화합을 위해 대학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할 것이다. 총장과 다른 견해도 열심히 듣고 있으며, 항상 총장실 문을 항상 열어 놓고, 누구든지 방문하는 걸 환영하고 있다. 총장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교직원들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각이 합쳐져서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소통과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는데,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성과가 있다고 보는지?

-구성원들에게 일방적 지시와 통제가 아니라 교직원과의 소통은 물론 민주적 절차와 합의를 존중하고, 자율적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한 결과, 교직원들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대내외적인 성과도 눈에 띄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교육부 기관인증을 받았고, 교육기부 부문에서도 340여개 대학중 7개 대학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2016년 교육기부 대상인 부총리상을 수상했다. 또, 전문대학 최초로 지식재산허브구축사업 추진대학으로 선정됐고, 교육부문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37개 전문대학중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35명의 3군 사관학교 편입생 합격에 이어, 157명이 군장학생으로 선발되는 성적은 4년제 대학을 포함해 전국1위이다. 그리고 금년 4월에는 기관인증을 받은 후 처음 도전 국책사업인 LINC+ 사업대학에 선정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른 학교들이 부러워할 성과를 이뤘다. 대덕대와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워 도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에 대해 보람이 크다.

▶최근 대덕대학교를 비롯한 대전세종지역 5개 대학이 연합체제를 출범하는데 김상인 총장께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미를 되짚어 달라.

-학령인구 급감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비단 우리 대학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들이 당면한 과제다. 특히,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 사립전문대학들의 경영 악화는 오래전부터 시작됐고, 작년부터는 대전·충청권에 있는 대학들에게도 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행 입시체제하에서의 전문대학은, 개강 일을 앞두고서도 4년제 대학에 입학자원을 빼앗기는 등 4년제 대학과 경쟁하고, 전문대학 간의 소모적인 입시경쟁으로 행정·재정적 출혈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우연히도, 대전에 소재한 4개 전문대학 중 3개 대학(대덕대, 대전보건대, 대전과기대) 총장들이 작년 8~9월 중에 부임했으며, 3인 모두 교육기관이 아닌 다른 국가기관에서 근무하던 분들이어서 대학행정에 낯설었다. 동병상련의 심정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상의하던 중에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겠다는 공감이 이뤄졌다. 논의가 진행되던 중에 기왕이면 우리 3개 대학뿐만 아니라, 대전·세종지역 5개 대학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따라서 이번 업무협약은 제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대전·세종지역 5개 대학 총장님들이 한마음이 돼 대학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의 결과물이다.

학교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 대학경영 여건은 날로 악화돼 가고 있는데 대학 운영시스템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입학자원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대학간 치열한 경쟁으로 아까운 재원을 낭비하고 있으며, 투입된 재원만큼의 성과는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그래서 5개 대학 총장들은 “이제는 경쟁보다는 공유와 협력을 통해 상생이 필요한 시기이다. 전문대학간 치열한 경쟁관계로 언제까지 우리가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경쟁자는 4년제 대학이다. 4년제 대학보다 우수한 전문대학의 직업교육 시스템과 장점을 부각시키고, 적극적으로 협력방안을 모색해서 경쟁력을 제고해보자.”는 발상 하에 대학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자는 의지가 협력방안을 논의케 된 출발점이다.

이렇게 시작된 아이디어를 구체화키 위해 지난 3월 17일, 각 대학 기획팀장들이 모여 1차 논의를 시작했고 각 대학별로 내부검토를 통해 협력 분야에 대한 내용을 조율했다. 이 중에는 즉시 실행 가능한 분야도 있었고, 좀 더 논의가 요구되는 분야도 있었다. 이렇게 팀장, 처장, 총장간의 수차례 논의를 거쳐, 교육 및 행정 인프라를 공동 개발·공유하고, 교육 및 행정 물품에 대한 공동 구매 등을 통해 행정 혁신을 도모하는 등 총 9가지 협력분야를 확정했다. 마침내, 지난 6월 14일 대전롯데시티호텔에서 5개 대학 총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와 대전광역시 이재관 행정부시장, 세종특별자치시 한경호 행정부시장, 대전광역시교육청 설동호 교육감,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이승복 부교육감을 모시고, MOU를 체결했다. 대전·세종 자치단체장과 유관 교육기관장을 모신 이유는 이 업무협약이 대학 간 업무 협력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오기 위한 것이다.

▶대전・세종지역 5개 대학 MOU의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각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각 대학별로 장점이 큰 부분을 강화시켜 특성화함으로써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금년도, 대덕대 신입생의 출신지역을 보면 대전·세종·충청지역이 70% 이상이다. 그런데 군사학부의 출신지역은 48.9%에 불과하다. 나머지 51.1%는 전국 각지에서 오는 것이다. 각 대학별로 우리대학의 군사학부처럼 전국에서 찾아오는 특성화학과를 육성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면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역내대학간 무한경쟁의 혈투를 벌이는 대신, 상생협력방안을 찾아보자는 역발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함으로써 적자생존의 논리가 아니라 운명공동체로서 지역대학공동체 경영을 추구한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성과라고 생각한다. 존중과 배려, 나눔을 근본으로 하는 교육의 본질과 시대정신에도 절대적으로 부합키 때문이다.

▶최근 대덕대학교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인 링크+ 사업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특성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링크+ 사업은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과정으로 인재를 길러내어 취업까지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사회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의 취업난과 ‘기업’의 구인난을 동시에 해소키 위해 대학 체질을 ‘산학일체형’으로 개편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LINC+사업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시행되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최대 규모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으로서 전국 152개 전문대학중 44개 대학만이 선정됐다. 우리대학의 연도별 예상지원액은 13억6천500만원 정도(5년간 총 70억원 규모)이며, 참여 학과의 최상의 교육환경 구축과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맞춤식 학생역량강화프로그램, 산업체 현장실습 비용 등으로 사용케 된다. 아울러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전공직무능력 향상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로 거듭나며 선별된 건실한 54개 산업체에 133명의 학생이 취업이 이미 약정돼 있다.

대덕대학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지역사회 수요를 반영한 T·I·M(Tech·Mecha Biz, ICT융합, MICE) 인력양성’을 사업목표로 내걸었다.

이 목표아래, 우리대학은 미래사회의 변화와 지역전략산업을 선도할 맞춤인재를 양성함으로써 현장중심 맞춤형 교육환경시스템을 구축해 지역발전 선도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우리 대학은 참여 학과의 특성화와 학과의 장점 등을 고려해 총 7개 과정을 운영한다. 즉, ICT 융합형 금형설계반, 수입차 관리전문반, 생산설비자동화 및 전기설비 유지보수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반, 소프트웨어개발 및 시스템운용반, 글로벌 쉐프반, MICE산업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반으로 운영된다. 예컨대, 국내 유일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화분야에 특성화돼 있는 대덕대학 전자자동화과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반을 운영해 반도체 패키지 공정 및 장비운영, 반도체품질관리, 반도체장비 유지보수, 반도체장비 시스템 소프트웨어개발, 반도체장비 전장설계를 통해 반도체 제조 및 장비 설비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력을 양성해 5개 산업체에 21명의 학생이 취업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 링크+ 사업을 정부정책의 취지와 목적에 잘 부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함으로써, 학생입장에서는 조기 취업약정으로 취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차원에서는 우수 산업인력을 양성해 국가경제 및 지역산업에 발전에 기여하고 최우수 직업교육 중심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진행하게 될 대학 학과 구조조정도 이 프로그램과 연계해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학입장에서 남은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제 조금은 시야를 멀리 보고 추진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첫째는, 대학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비전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대학은 ‘비전 2020’을 일찌감치 준비해 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3년이면 종료된다. 이제는 다시 현재를 기점으로 향후 3년, 5년, 10년을 내다보는 안목에서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는 이 비전을 타임프레임에 따라 ‘vision 2020+, 또는 vision 2030’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얼마든지 바꿀 용의가 있다. 두 번째는, 정부의 2주기 대학구조조정 평가에 대응해 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평가자체보다 사전에 우리대학의 특성화, 강점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학체질을 개선함으로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렇게 혁신의 결과를 평가받는다는 자세로 선제적으로 변신하자고 교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세 번째는, 대학재정확충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외부의 재정자원 확보를 위해서 앞으로는 정부의 모든 정책 프로젝트에 응모하고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직원들이 고생 하겠지만 이제는 비상한 각오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득하고 제가 먼저 솔선수범할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학과, 행정조직의 효율화와 슬림화를 통해서 행정·재정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네 번째는, 교육서비스모델을 개편할 계획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우리학교의 실태를 보면 20세기 프로그램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모델을 개발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높이는 방향에서 진로지도와 인성교육의 강화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덕특구 내 소재하고 있는 대학으로서 장점을 살려 연구특구와 테크노밸리 등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적지 않은 과제들이 앞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대덕대 예비 신입생 및 지역주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대덕대는 학생을 최고로 섬기는 대학,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 경쟁력과 자부심이 강한 대학을 지향하는 대학이다. 대덕대에 입학하면 취업의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우리 교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할 것이다. 학생입장에서 최고의 선택이 되리라 믿는다. 또한 지역주민들께서 대덕대에 항상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대덕대는 지역주민의 재취업 교육 및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커뮤니티 칼리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을 빛내는 대학으로 더욱 발전해갈 수 있도록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드린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