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속리산 정이품송앞 사진전 더위 불구 관광객에 인기
기품있고 당당했던 모습과 강풍·폭설 시련 등 스토리 전해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사람처럼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고 있는 정이품송의 모습이 가슴 짠 하네요. 스쳐 지나쳤던 정이품송에 대한 재발견의 시간입니다."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 앞에서 열리고 있는 '정이품송으로 마실 가자!' 정이품송 옛날 사진전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보은전통문화보존회(회장 김영조)의 '2017 문화재청 생생 문화재사업'의 하나인 이번 사진전에는 정이품송의 역사, 정이품송의 시련과 극복, 그리고 2014년 정이품송 사진공모전 입상작 등 30점이 사진패널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지난 5월 개최된 행사에서 체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사진을 공개하자는 의견에 따라 마련됐으며,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아 당분간 지속 개최할 예정이다.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은 조선시대 세조가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약수로 유명한 속리산 복천암을 찾아 법주사로 행차할 때 임금이 타고 있던 연(가마)가 소나무 가지에 걸리자 스스로 가지를 위로 올려 임금의 가마가 무사히 지나가게 했으며, 이를 기특하게 여긴 세조가 그 자리에서 지금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정2품 벼슬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수령 600년의 정이품송은 기품있는 모습으로 보은을 넘어 충북의 상징으로 사랑 받았으나 1970년대 후반 전국을 휩쓸었던 솔잎혹파리로 보호방충망 신세를 3년이나 졌으며, 2007년 강풍으로, 또 2001년과 2004년 폭설로 가지를 잃어 지금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띄고 있다.

이번 사진전에는 1935년 정이품송 조선명승기록화사업 때 촬영한 사진부터 당당하고 기품있던 시대별 모습과 1988년 솔잎혹파리 방제망 설치, 2007년 돌풍에 부러진 가지, 2011년 돌풍에 부러진 가지,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부러진 가지 등의 시련을 담고 있다.

1988년 솔잎혹파리 방제망 설치
1992년 보호대 받힌 정이품송
1993년 발행된 정이품송 우표
2004년 폭설 긴급제설작업
2007년 돌풍에 부러진 정이품송 서쪽 가지
2007년 돌풍에 부러진 나무가지
2011년 돌풍에 부러진 정이품송 가지

또한 1959년 이승만 대통령 부부 기념촬영사진, 1993년에 발행된 정이품송 우표, 삼척군 중경묘 소나무와 혼례식, '법주사 전도' 중 정이품송 부분도, 정이품송 부인 정부인소나무, 사진공모전 입상작 등이 함께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토리를 따라 사진으로 전시된 정이품송의 여러 모습을 본 관광객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고 있는 정이품송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사진전을 관람한 박진희 씨(청주시 율량동)는 "정이품송을 볼때 그냥 옛날 오래된 기품있는 나무라고만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이번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 하나 하나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600년간 사람과 같이 생로병사, 희비애락의 정이품송 인생스토리가 너무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보은군 문화관광과 홍영의 계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부족하지만 정이품송의 있는 그대로의 스토리를 전하고자 했다"며 "정이품송의 기품있었던 모습에 대한 자랑스러움, 그리고 현재의 안타까운 모습 등을 통해 많은 분들이 자연에 대한 시선, 정이품송에 대한 사랑을 다시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월 8일 한 관광객이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 앞에서 열리고 있는 <정이품송으로 마실 가자!>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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