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수학 아버지, 독립운동 업적 재조명

[중부매일 한기현 기자]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대부인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의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학술대회가 지난 14일 진천군 화랑관에서 개최됐다.

(사)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와 한국독립운동연구소가 공동 주관하고 국가보훈처, 충북도, 진천군이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는 최초의 근대수학 교과서인 ‘산 술신서’를 집필한 한국 근대수학 교육의 아버지이자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선생이 이룬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기섭 군수는 인사말에서 “오늘 학술대회는 선생의 애국정신과 유훈을 계승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선생이 일궜던 위대한 업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오롯이 이뤄질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성균관대학교 이상구 교수(한국 근대수학 및 과학교육에 있어서의 이상설의 역할),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이명화 수석연구원(헤이그특사의 역사적 의미와 이상설의 역할)’, 충북대학교 박걸순 교수(이상설의 독립운동론과 민족운동)가 주제 발표를 했다.

이상구 교수는 발제에서 “보재 선생이 수학을 공부한 시기는 한국 수학사에서 신구 수학이 양립한 중첩기였다”며 “한국 역사에서 선생은 독립운동가 이전에 한국 근대수학 및 과학교육의 기반을 마련한 선구자이자 개척자였다”고 말했다.
박걸순 교수는 “보재는 한말부터 1910년대까지 광폭의 공간을 무대로 전방위적인 독립운동을 실천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라며 “그러나 그의 활동은 다른 독립운동가에 가려져 지나치게 저평가 되거나 잘못 이해된 부분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이상설 선생이 서전서숙 등을 운영하며 독립운동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경제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당시 고향인 진천에 양부로부터 상속받은 현 시세 80~100억 규모의 토지 19.7 정보를 소유한 점에 비춰 망명자금의 규모와 독립운동가의 군자금을 논의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 자문위원인 진천향교 김용기 전교는 이상설기념관 건립 성금 모금 진천군지원협의회에 성금 80만원을 전달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성균관대학교 박종윤 석좌교수, 성균관대학교 이장주 겸임교수, 국가보훈처 이용철 연구원, 이성설선생기념사업회 이정은 이사, 서울대학교 철학과 이상돈 강사, 진천향토사연구회 정제우 전문위원이 자유토론을 벌였다.

이상설 선생은 1906년 중국 룽징(龍井)에 항일 민족교육의 요람인 서전서숙을 설립하고 이듬해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고종 밀사 중 3인(이준이위종 이상설)의 정사로 파견됐다.

이후 중국, 러시아 등에서 독립운동을 벌였으며, 1917년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지병으로 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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