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리포트 : 충북 6차산업 농가를 찾아서] ① 진천 콩세상과 청주 조은술 세종

진천 콩세상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에 재학중인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은 농업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6차산업 농가를 찾았습니다. 충북대 BT융합 농생명 6차산업화 인재양성 사업단, 충북연구원 6차산업활성화지원센터의 지원과 소개를 받아 찾아간 곳은 모두 10여곳. 땀 흘려 농사 짓고, 농산물을 다시 가공하고,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시키며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충북의 대표적 6차산업 인증농가들을 소개합니다. / 편집자

# 작두콩으로 냄새 잡은 '콩세상'

진천 콩세상에서 대학생 기자단과 김옥주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공장 옆에는 비닐하우스가 있었다. 안에는 냄새 없는 청국장의 원료가 되는 작두콩이 자라고 있었다. 줄기는 어른 키의 두배 정도. 콩과 꼬투리는 보통 완두콩이나 대두콩에 비해 10배는 더 커 보였다. 콩세상 김옥주 대표는 공장 방문객을 위한 전시용 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닐하우스 안에는 항아리들이 있었는데,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놓여 있는 비닐하우스 안은 구수한 냄새로 가득했다. 항아리 위 노란 플라스틱 박스에는 띄워진 청국장들이 있다.

작두콩으로 만든 청국장의 특징은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없다는 점이다. 특유의 냄새가 싫어 청국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진천 콩세상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실제로 보기 전에는 콩 모양이 그대로 살아 있는 일반적인 청국장을 떠올렸다. 큰 작두콩으로 어떻게 청국장을 만들까 궁금했다. 자세히 보니 작두콩은 갈라져 있었다. 3~4인 가족이 먹을 때 한번에 끓이기 좋은 양으로 소포장되어 있었고, 보관도 편리해 보였다.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작두콩은 청국장을 만드는 데만 사용되지 않았다. 작두콩으로 만든 식혜는 신맛이 없고 달큰했다. 콩세상에서는 작두콩차도 개발했다.

김옥주 대표는 돼지고기 요리에 작두콩을 넣었더니 냄새가 적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한 이후 청국장에 작두콩을 응용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관광객 시식을 계기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다.

진천 콩세상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콩세상의 작두콩 청국장은 교포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유통이 편하고 맛이 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교포들을 중심으로 단골이 형성됐다.

사업이 커지면서 부족한 노동력은 이웃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장류 특성상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었다. 우연히 동네 할머니에게 도움을 받은 이후 장에 대해 깊은 지식이 있는 어르신들이 제격임을 깨달았다.

진천 콩세상 김옥주 대표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김옥주 대표는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이미 완성품을 만들기도 했지만 디자인과 포장재 등 고민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인근지역 1차 농산물을 바탕으로 2차 가공품을 만들어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은 콩세상은 앞으로 공장 확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옥주 대표는 품목이 다양해지고 수량이 늘어나면서 공장시설이 부족해졌다면서 내년에는 공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옥주 대표가 일굴 장류 업계의 여풍당당 성공 스토리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이도의 정신으로 빚은 '조은술'

청주 조은술 세종 경기호 대표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전시시음테마와 체험을 할 수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발된 6차 산업 기업 '조은술 세종'에 방문했다. 청주에 위치한 조은술 세종은 다른 양조장과는 달리 도심 속에 위치한다.

청주 도심에 위치해 소비자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유기농 쌀 생산지가 근처에 위치해 있어 재료 조달이 원활하다. 공장 위치를 통해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을 복합한 6차 산업 기업의 특성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원래 주류 유통업을 하시던 경기호 대표는 청주에 전통방식으로 지역문화를 이어가는 양조장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양조장을 세웠다고 한다.

청주 조은술 세종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청주는 기존의 양조장들이 통폐합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10여년간 양조장이 없는 공백기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호 대표는 청주에서 지역문화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양조장을 이어나갔다. 앞으로 충북을 대표하는 양조장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은술 세종이 가장 자랑하는 것은 한국 유일의 유기농 가공식품인증을 받은 전통주이다. 유기농 쌀을 이용해 전통주를 만드는 곳은 있지만 유기농 쌀을 원료로 유기농 제조시설에서 술을 빚는 양조장은 한국에서 조은술 세종이 유일하다.

경기호 대표는 여기서 빚은 술이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먹었던 술을 재현했다고 자부한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이 초정에 머물렀을 때 청주 사람들이 일을 못하니 그것이 미안하고 고마워 백성들에게 술과 고기를 하사했다고 한다.

청주 조은술 세종의 자랑 증류식 소주 '이도'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경기호 대표는 궁중에서는 소주를 즐겨 마시니 백성들에게도 소주를 하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옛날에 사용했던 재료와 방법으로 세종이 마셨던 소주를 재현했다. 유기농으로 재배 된 청원쌀과 초정 약수, 국내 유일의 토종효모인 'N9'을 사용해 조은술 세종의 자랑인 증류식 소주 '이도'가 탄생했다.

그렇게 탄생한 '이도'의 이름에는 경기호 대표의 이념과 조은술 세종의 목표가 담겨 있다.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에게도 오래 기억이 남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세종대왕'을 떠올렸다.

동시에 세종이 건배사로 사용한 '적중이지'대로 적당히 마셔 남과 함께 '소통'하는 술문화에 대한 중요성도 담아냈다. 세종의 이름이 이도라는 점도 있지만 '다를 이(異)'에 '길 도(途)'를 사용하여 '다른 길을 간다'는 이념도 녹아 있다.

경기호 대표는 '다른 길'이라는 이도의 이념에 대해 설명했다. "다른 길이란 유기농 쌀을 이용해 기존 제품과 다른 길을 걷고 그 제품을 유기농인 사람이 먹자라는 이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기농인 사람이란 자연생태적인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유기농 쌀로 만든 이도를 유기농인 사람이 소비함으로써 유기농으로 경작하는 농지가 늘어나고, 환경이 깨끗해집니다. 그로인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도를 마시는 고객들은 자연 생태계의 삶을 이해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들이 경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중부매일 대학생 기자단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6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조은술 세종의 '이도' 증류식 소주가 대상을 수상했다. 이 품평회는 우리술의 품질 향상과 경쟁력을 촉진하고, 명품주를 선발, 육성하기 위해 열리는 국내 최고 권위 있는 대회다.

지난해 열린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서는 증류식 소주 '이도'가 공식 건배주로 사용됐다. 또한 조은술 세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2015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됐다. / 김가경·김소희·윤선영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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