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청주 수곡중학교 수석교사 박창희

초등학교 6학년 때 음악을 좋아하는 나에게 어머니의 피아노 선물 이후. 음악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지 벌써 35년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수록 음악은 점점 더 나에게 소중해진다. 교과서에 실려 있는 노래들을 가르치면서 그 노래들이 나에게는 삶의 추억이 되고 위로가 되어 가사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학창시절 노래들을 배우면서 가사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노래는 각 장르마다 모두 자기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노래 속에 담긴 가사와 음악에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가치들이 담겨져 있다.

시는 여러 문학 장르 중에서도 언어를 가장 함축적으로 정선하여 사용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언어적으로 표출되는 아름다움이 가장 뛰어나다. 노래는 언어예술과 소리예술이 통합된 장르이기 때문에 노래를 듣고 감상할 때에는 언어와 소리의 통합예술적인 아름다움과 의미를 접하게 된다. 그러므로 시의 의미에 따른 노래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이전의 노래의 멜로디에 중점을 두어 표현하는 방식은 올바르지 않다. 가사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 후 노래를 감상하거나 부른다면 그 곡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은 배가 될 것이다.

이흥렬 작사·작곡의 '바위고개' 노래는 1933년에 작곡되었다. 이흥렬은 원산에 살았을 때 명사십리를 산책하던 중 그 길을 다니면서 암송하던 '바위고개' 시에 문득 멜로디가 떠올라 작곡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사랑 노래로 알려져 있지만 이흥렬은 작곡의 유래를 "그 무렵의 모든 젊은이들이 다 그러했듯이 조국을 빼앗은 일제에 대한 적개심으로 독기가 서려 있었다. 내 마음의 불길 같은 저항심이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바위고개'로 표현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슬프고도 아름다운 멜로디로 승화시켰다. 바위고개에 피는 진달래꽃은 본래 민족의 꽃인 무궁화를 암시하고 있으며 2절에 '님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부분은 조국인 님은 없어도 내 민족은 꺾이지 않는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제 3절에서의 '십 여년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는 학대받는 동포의 슬픔을 노래한 것이었다. (정경량 '인문학, 노래로 쓰다' 2013) 노래의 의미를 알고 표현하거나 감상한다면 어떤 노래라도 그 노래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시와 음악을 감상하고 연주하는 활동이 즐거워질 것이며, 감성과 정서를 풍요롭게 하여 아름다운 삶으로 이끌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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