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충북도교육청의 부실한 '인력풀' 관리가 감사원의 감사에서 적발됐다. 도교육청은 규정을 어기고 인력풀제를 통해 명예 퇴직한 교원을 재취업시켰다. 또 행복교육지구 운영사업과 행복씨앗학교의 예산을 투자심사를 거치지 않고 편성했다가 지적 받았다.

감사원이 16일 공개한 지방교육청 운영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원칙적으로 채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명예퇴직 교원을 '인력풀'을 통해 기간제 교사로 채용했다. 2016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초등학교 인력풀을 통해 도내에서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인원은 229명으로 이 중 33명(14.4%)이 명예퇴직 교원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2016년 2월 인력풀 시스템에서 기간제 교원을 우선채용 하도록 '유·초·중등·특수학교 계약제교원 운영 매뉴얼'을 개정했다.

인력풀은 교원자격증 소지자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를 모집해 직무연수 후 시스템에 등록하는 제도다. 인력풀 등록자는 공개채용 절차와 1차 서류심사 없이 기간제 교원으로 우선 채용될 수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인력풀제를 통해 명예퇴직수당 등 각종 혜택을 본 퇴직 교원을 다시 재취업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명퇴 교원은 취업기회 박탈과 연금재정 추가 부담으로 기간제 교사로 채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인력풀에 등록된 명예퇴직 교원은 초등 60명, 중등 4명에 달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도교육청에 인력풀에 등록된 명퇴 교원 명단을 삭제하고, 관리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문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감사에서 중복·과잉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투자심사를 거치지 않고 예산을 편성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총 사업비 40억원 이상 신규 투자사업과 5억원 이상 공연·축제 등 행사성 사업은 투자심사를 받아야 하나 행복교육지구 운영사업(59억원)과 행복씨앗학교(48억원) 등 5억원이 넘는 사업 4건을 추진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현장실습 교육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도내 한 고교 보건간호학과 학생이 레스토랑에서 접시 등을 나르는 허드렛일로 현장실습을 하는 등 실습생 1천454명 중 100명이 전공과 무관한 산업체에서 직무체험을 했다.

실습시간(주40시간)을 초과하거나 각종 수당을 표기하지 않고 실습계약서를 작성한 현장실습생도 473명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조건으로 계약한 실습생은 137명에 달했다.

현장실습생이 기존 근로자와 동일하게 일하면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를 준용해 근로계약을 하면 교육청에선 이를 보관·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