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성수 경제부 기자

지난달 괴산계곡에서 버려졌던 젖먹이 강아지로 인해 휴가철이 되면 증가하는 '유기견'에 대한 관심과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청주시 강내면 반려동물보호센터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젖먹이 유기견(맨 왼쪽 윗 사진)들이 건강히 자라고 있는 가운데 21일 현재 이 보호센터에서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 129마리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김용수

유기견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유기동물도 심각한 문제가 됐다. 최근 괴산 계곡에서 강아지 3마리가 버려진 채 발견되면서 관심이 새삼 높아졌다. 지난 달 18일 발견된 이 강아지 3마리는 눈도 뜨지 못한 채 봉지에 담겨 버려져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사실 유기동물 증가는 최근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 개목걸이를 한 강아지들이 거리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장면은 이미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의 조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기동물 수는 5만5천39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260마리가 넘는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청주의 경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867마리가 발생했으며, 청주내에서만 매일 4마리가 넘게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기견 발생의 가장 큰 이유를 반려동물을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을 양산하면서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입양이 가능한 반려동물이 맘에 들지 않으면 바꾸면 된다는 인식은 이미 우리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미 전국 유기동물보호센터는 정원이 초과된지 오래다. 청주 유기동물보호센터도 현재 270마리를 수용하고 있으며, 최대수용 180마리를 훌쩍 넘긴 상태다.

안성수 경제부 기자

유기견은 늘어났지만 재입양 건수는 높지 않아 더욱 문제다. 그나마 충북은 유기동물 재입양률이 가장 높은 편이지만 이도 40%를 넘지 못하고 있으니 다른 곳은 불보듯 뻔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리거나 건강한 동물들을 재입양 하지만 어릴 때 귀여웠던 강아지가 생각보다 커지거나 소음, 병원비 등의 문제로 다시 버리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

반려동물은 비용을 지불해 집으로 들고 온 상품이 아닌 소중한 생명이다. 이 것이 반려동물을 생각하는 출발선이 돼야 한다. 활성화된 반려동물 시장만큼 유기견 발생이 감소도 활성화되도록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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