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재훈 교원대 정책대학원 박사과정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이제 어떤 학생부를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는 고교의 교육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전 수능시대에는 그냥 뭉뚱그려서 몇몇 학생이 좋은 입시성적을 내면 우리 학교의 교육력이 그나마 선방했다고 자위하곤 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다르다. 학생들에게 어떤 활동을 하도록 하고 그 활동들을 학생부에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고교의 교육력이 평가받는 시대다. 2017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방안에 따른 학교의 대처를 생각해 본다.

첫째 수상경력이다. 수상은 원래 교외상을 원천적으로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대회 사실 참가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으며, 교내·외로 나뉘어있는 칸 자체를 없애고 수상은 교내상 만을 기록하되 수상경력이외에 그 어떤 것도 기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제 학교에서는 새 학기 시작 전에 각종 협의회를 통해 교내대회 실시계획을 미리 짜야 한다. 두 번째 진로희망 란은 학생의 진로희망과 희망사유만 적게 되어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진로탐색이 보다 역동적이고 다층적인 진로상담이 되어야 한다. 학생의 진로희망에 따라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과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이 연계되어 이루어져야해 담임교사와 진로진학 담당 교사의 발빠른 상담과 대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창의적 체험활동이다. 창체는 활동의 결과보다는 활동의 과정을 기재하라는 주문이다. 학생 하나하나의 참여도, 협력도, 행동특성 등을 관찰해 적어야 한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소그룹별 활동을 장려해야 하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기획하고 시행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을 키워주어야 한다. 네 번째는 교과 세특이다. 아마도 지금의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수업이 바뀌고 그 바뀐 수업 속에서 아이들이 어떠한 과정으로 학습하는가에 대한 기록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학교에서는 형식적인 교과협의회가 아니라 진지하게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학기별 로드맵을 짜야 한다.

다섯 번째는 독서활동상황이다. 지난해까지 선생님들이 가장 불만이 많았던 것이 독서성향의 기록이었다. 아이들의 독서성향을 알 길이 없으니 아이들이 적어낸 것을 토대로 기록할 수밖에 없어 '셀프 학생부'라는 비난을 피할 길 없었다. 이런 현장의 불만을 이번 개선방안에서 없앤 것이다. 독서기록을 책 제목과 저자명만 쓰도록 한 것이다. 자칫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독서 의욕을 저하시킬 수도 있으므로 학교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김재훈 교원대 정책대학원 박사과정

마지막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다. 가장 고민이 되면서도 중요한 기록사항이다. 이전까지는 (학습준비)~~(관계지향성)~~(협력)~~ 등등으로 영역을 나누어 기록했다면 이제부터는 철저한 누가기록 시스템이다. '중간고사 성적을 받고나서 한참 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친구들과 함께 멘토멘티를 해보자고 제안하여 함께 스터디를 조직해 체계적으로 공부해 감' 이런 식으로 아이들의 변화과정을 의미있게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야흐로 학생부 전성시대이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학생부는 아이들 입시에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의 '인생장부'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교사들의 고뇌가 필요하다. 살아있는 학생부, 학생중심의 학생부, 교육적인 학생부,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학생부를 만들기 위한 선생님들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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