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추가 도발이 제기되고 있는 5일 오후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장갑차들이 기동 훈련을 하고 있다. 2018.09.05. / 뉴시스

지난 3일 오후 북한의 조선중앙TV가 '중대보도'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발표가 있기 전에 우리 당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6,3 규모라고 발표했다. 핵실험이다. 작년 1월과 9월에 행해진 핵실험의 규모가 5,0이었던데 비하여 에너지의 크기가 10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연일 북한이 미사일을 실험 발사하며 우리와 미국 그리고 일본을 자극하고 있는데 더하여 강력한 핵실험을 추가한 것이다. 북한에 대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 실험이나 핵실험은 오히려 더 급속히 진행되는 행태를 북한은 보이고 있다.

북한과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우리로서는 북한의 비대칭 전력의 확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게 하는 것이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비교하여 경제적 측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군사적인 면에서도 핵무기와 같은 비대칭 전력을 제외하면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의 군사력을 미국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그러하기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를 무릅쓰고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려 하는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과도 전력에 있어서 비대칭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일본마저 북한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며 핵무장론을 꺼내고 있고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것을 감지했지만 요격하지는 못했다며 요격고도 및 작전반경이 사드의 10배 이상에 이르는 '이지스 어쇼어'를 조기 배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군사적으로도 강대국이 되고자 한다.

우리는 중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군사 전력의 비대칭 상태에 있다. 중국은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는 엄청난 중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또한 감지 능력을 갖춘 요격체계를 운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방어용 사드 배치에 대해서 지나친 과잉 반응을 보이며 한국 기업에 대한 치졸한 제재를 가하고 그저 힘을 가진 후진국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조차 거리낌이 없다. 러시아도 이미 태평양함대의 전력을 강화했다. 핵무기를 탑재한 다탄두 미사일을 장착한 핵추진 잠수함들이 실전 배치되어 있으며 각 핵탄두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10 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이런 주변 정세와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조용하다. 우리는 주변의 어떤 군사력에 대해서도 비대칭 전력의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데도 그렇다. 일본이 대피 방송을 내보내며 호들갑을 떨고 괌에서는 대피 훈련을 한다고 야단이지만, TV 뉴스에서 보여지는 우리의 민방공훈련 모습은 한가롭기만 하다. 만약 실제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막연하기 짝이 없다. 대피할 방공호는 주변 어디에 있는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대피하면 되는 것인지, 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 제대로 알고 대처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걱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보수 정권이 안보를 통치의 수단으로 여기며 국민을 기만해 온데서 기인하는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할지라도 이제는 그 위험을 제대로 알리고 상기시켜서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북한에 대해 대화를 제의하고 있지만 북한은 '정신의학적 감정부터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코웃음을 쳤다. 이제 정부는 북한을 상대로 한 전략뿐만 아니라 주변 열강을 상대로 하는 핵억지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때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첫 번째 책무이기 때문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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