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인간의 생각은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란 책에 나오는 일화다. "1950년에 있었던 일이다. 영국의 컨테이너 운반선 한 척이 화물을 내리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한 항구에 닻을 내렸다. 포르투갈 산(産) 포도주를 운반하는 배였다. 한 선원이 모든 짐이 다 부려졌는지를 확인하려고 냉동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그 때 그가 안에 있는 것을 모르던 다른 선원이 밖에서 냉동실 문을 닫아 버렸다. 선원이 냉동실에 갇힌지 모르고 배는 포르투갈을 향해 다시 출발했다. 냉동실 안에 식량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선원은 자신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쇳조각 하나를 들고 냉동실 벽 위에 자기가 겪은 고난의 이야기를 시간별로 날자 별로 새겨 나갔다. 냉기가 코와 손가락 그리고 발가락을 꽁꽁 얼리고 몸을 마비시키는 과정을 적었다. 찬 공기에 언 신체 부위가 견딜 수 없이 따끔거리는 상처로 변해가는 과정을 묘사했으며, 자기의 온 몸이 조금씩 굳어지면서 하나의 얼음 덩어리로 변해가는 과정을 낱낱이 기록했다. 배가 리스본에 닻을 내렸을 때, 냉동 컨테이너의 문을 열어 본 선장이 얼어 죽어 있는 선원을 발견했다. 선장은 컨테이너 안의 온도를 재보았다. 온도계는 섭씨 19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곳은 화물이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냉동장치가 내내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 그 선원은 단지 자기가 춥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죽었다" 이처럼 미리 좌절하고 일찌감치 체념하면 죽는다.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말했다. "우리 인생은 우리 생각이 만드는 것이다." 우리 모두 명심할 말이다.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힘은 무엇보다도 먼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나온다. 천하의 제갈량이 오장원두에서 위나라 군대를 맞아 최후의 결전을 치를 때였다. 그의 군대가 행군 도중 거센 바람이 불어 군 깃발이 꺾이자 제갈량은 이를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였다. 결국 제갈량은 전장에서 병을 얻었고 백방으로 처방을 구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을 두고 전혀 다르게 생각해 승리를 거머쥔 사람이 있다. 바로 청나라 왕인 청태종이다. 명나라와 최후의 일전을 앞둔 아침, 그의 밥상 다리가 갑자기 부러졌다. 그 바람에 밥이며 국이며 반찬들이 모두 쏟아졌다. 그 때문에 청태종은 아침을 거를 수밖에 없었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그럼에도 청태종은 그 순간 무릎을 탁 치며 이렇게 생각했다. '됐다! 이 싸움에선 우리가 이겼다. 오늘부터는 이런 나무 소반이 아니라 명나라 궁중에서 쓰는 금 소반에서 밥을 먹으라는 하늘의 계시다.' 의기충천한 청태종 군대는 필승의 신념으로 명나라 군대를 격파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똑같은 징조를 놓고 불길하게 여긴 제갈량은 불행한 최후를 맞았다. 하지만 자칫 불길한 징후를 길조로 해석한 청태종은 대승을 이끌었다.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라고 역으로 생각해보자. 하려고 하면, 즉 어떻게든 주어진 상황을 해결 하려고 생각하면 결국 그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하지 않으려 마음먹으면 끝내 변명과 핑계거리를 찾게 마련이다. "모든 행동의 기원은 생각이다." 에머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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