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2017 청원생명축제 / 중부매일 DB

축제의 계절 '가을'.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기도 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대전, 충남·북 등 충청권 지자체들이 개최하는 지역축제가 봇물을 이룬다. 실제 이달 들어 9월 충청권에서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축제가 열렸거나 진행중이다.

지난 22∼24일에는 대전 중구 뿌리공원에서 전국 유일하게 효(孝)를 테마로 한 효문화뿌리축제가 열렸다. 전국의 각 문중(門中)이 참가해 역사인물 퍼레이드, 문중 체험, 문중요리 경연대회 등이 열렸다. 충남 부여와 공주에서 동시에 제63회 백제문화제(오는 28일∼10월 5일)가 열린다.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가 6개, 공주시가 61개, 부여군이 56개 등 모두 123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느 때보다 규모가 크다. 공주 미르섬에서 열리는 새 프로그램인 '한류백제 미마지 미디어아트 쇼'는 매일 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29일 개막식에서는 한화가 후원하는 대규모 불꽃쇼도 열린다. 또한 가을철 대표 먹거리인 서천 홍원항 전어·꽃게축제와 홍성 남당리 대하축제도 이달 말까지 열린다.

특히 '한중친교(韓中親交)―14억 중국인과 함께하다'를 주제로 한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이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린다. 7회째인 올해는 케이팝 콘서트, 치맥 페스티벌, 한중 대학생 가요제 등 기존 인기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컬러풀 런(식용 색소를 뿌리며 달리는 것), 한중 프리마켓 등을 새로 진행한다. 청주공예비엔날레도 지난 13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청주 옛 연초제조창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지역을 넘어 세계를 품는다'라는 큰 틀 안에서 'Hands+ 품다'를 주제로 ▶기획전 ▶세계관 ▶페어 ▶교육프로그램 ▶학술 심포지엄 ▶워크숍 등을 다채롭게 꾸며졌다.

청주시를 대표하는 행사인 청원생명축제도 현재 성황리에 진행중이다. 이 축제는 국내 최고의 친환경 농·축산물 한마당으로,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10일간 청원구 오창읍 미래지농촌테마공원에서 열린다. 자연 그대로를 살린 축제장에는 무려 1만 ㎡의 가을 들녘에 형형색색 꽃이 장관을 이루며, 대형 꽃 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농·특산물 판매장에서는 청원생명쌀과 사과, 버섯, 고구마 등 청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정부 지정 축제와 시·군 대표축제를 비롯해 한 해 수십 개의 축제마당이 충북 도내 곳곳에서 펼쳐져 방문객을 맞는다. 축제는 본래 제천 의식이나 엄숙한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축제는 상업적인 수단으로 전락한 측면도 내재돼 있다. 아이돌 가수가 오지 않으면 좋은 축제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오락과 쾌락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사실상 단체장의 치적 홍보와 정치인의 얼굴 알리기에 치우쳐 있는 상황으로 봐도 무방한데 우리는 이것을 축제라고 한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축제의 목적은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확립함과 동시에 지역민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지역축제가 성공하려면 문화 이벤트에 대한 투자와 관광객 유치를 통해 축제 비용보다 더 큰 실물경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특화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강화하여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열흘간의 긴 추석연휴가 관중동원의 관건이 되고 있다. 잔치는 벌여 놓으면 손님이 많아야 제 격이다. 그래야 축제다운 축제가 되는 것이다. 시민 모두가 홍보대사가 돼 빛나는 축제를 만들어야 하며, 역사성과 전통성을 고려한 내실 있고 격조 있는 축제가 되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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